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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기 유닛' 김현수는 용병에게서 무엇을 배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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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기 유닛' 김현수는 용병에게서 무엇을 배울까

입력
2015.05.18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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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스포츠경제 함태수] 두산 김현수(27)은 기술적으로 완벽에 가까운 타자다. 작년까지 레그킥을 했지만 "상대가 타이밍을 뺏는 방법을 알고 있는 것 같다"는 코칭스태프의 조언을 들은 뒤 다리를 들어올리지 않는 변화로 유일한 약점을 지웠다. '타격 기계'가 '사기 유닛(막강한 게임 캐릭터에서 유래한 별명. 공격에 수비까지 잘 한다는 뜻)'으로 진화한 셈이다.

하지만 멘탈 면에서는 아직 부족하다는 게 그의 말이다. 일례로 "한창 잘 맞고 있을 때 어떻게 더 잘 칠까 욕심을 부렸다. 그러다 보니 좋은 흐름이 꺾이곤 했다"고 말했다. 그는 "연습을 과하게 했고 타석에도 스윙이 커졌다. 의욕만 앞서 초구부터 과하게 휘두른 적도 많았다"고 돌아봤다. 냉정하지도, 침착하지도 못했다는 일종의 자기 반성이었다.

그래서 올해부터는 오버스윙을 줄이고 있다. 치솟는 승부욕을 통제하는 자신만의 방법도 터득했다. 그는 "야구를 하면서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즐기려 한다. 대신 경기장 밖에서 스마트폰 게임을 하며 잔뜩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면서 "(멘탈에서는) 용병들에게 배우는 점이 있다. 그들이 타석에서 어떻게 하는지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김현수가 언급한 외국인 타자는 지난해 두산 유니폼을 입었던 호르헤 칸투, 올해 SK에서 뛰고 있는 앤드류 브라운이다. 칸투는 미국 메이저리그 플로리다에서 4번까지 쳤었다. 부상만 없었다면 올해도 두산 유니폼을 입었을 공산이 크다. 브라운은 메이저리그 이력이 많지 않지만, 한국 무대 적응을 마친 뒤 알토란 같은 활약을 하고 있다. 4월 중반부터 살아난 그의 성적은 37경기에서 타율 3할2리에 11홈런 30타점이다.

김현수는 "외국인 타자들은 정말 침착하다. 한결 같이 자기 폼으로 치고 타석에서 쫓기는 모습도 없다"며 "찬스가 왔든 아니든, 타격감이 좋든 나쁘든 똑같이 친다"고 말했다. 주위의 질타와 비난에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만의 야구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김현수도 "항상 나만의 타이밍과 타격 자세를 가져가려 한다. 평상심을 유지하려 한다"고 말했다.

포지션은 다르지만 투수 스캇 프록터도 그에게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프록터는 2012년 두산 마무리로 뛰며 4승4패, 35세이브 1.79의 평균자책점을 올렸다. 접전 상황에서 고전하는 모습을 보이면서도 외국인 투수의 한 시즌 최다 세이브 기록을 갈아치웠다. 강력한 직구와 마운드 위에서의 자신감 있는 투구가 강점이었다.

김현수는 프록터를 말하면서 "모든 것을 자기 탓으로 돌리는 선수"였다고 했다. 통상 실패한 외국인 선수들은 부진의 원인을 주변의 환경이나 동료 등 '밖'에서 찾지만, 프록터는 '안'에서만 찾았다는 설명이었다. 김현수는 "만약 타구가 워닝 트랙에서 잡히면 '그래 내가 못 쳤어. 여기까지', 잘 맞은 타구가 시프트에 걸려도 '그래 내 실력이야. 여기까지' 하고 잊어 버린다. 더는 지나간 상황에 얽매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함태수 기자 hts7@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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