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주=한국스포츠경제 함태수] KBO리그를 대표하는 왼손 에이스들의 맞대결로 보기엔 2% 부족했다.
KIA 양현종(27)과 롯데 장원준(30)이 17일 광주에서 열린 맞대결에서 나란히 선발 등판했다. 양현종은 평균자책점 1위 투수, 장원준은 FA(프리에이전트) 투수 최고 몸값을 쓴 84억원의 사나이다. 하지만 둘 모두 웃지 못했다. 양현종은 5이닝 7피안타 7탈삼진 2실점 했다. 111개의 공을 던지는 동안 직구 최고 시속은 147㎞, 볼넷이 3개였다. 장원준도 5이닝만 소화했다. 86개의 투구수를 기록하며 6피안타 무4사구 3탈삼진 2실점이었다.
실점을 최소화 했지만, 기본적으로 둘의 구위 자체가 위력적이지 않았다. 그 간의 경험과 위기관리 능력으로 버티는 꼴이었다. 먼저 장원준이 1회부터 대량 실점의 위기를 맞았다. 1사 후 연속 안타와 야수 선택으로 1사 만루에서 5번 이범호를 상대했다. 이범호는 통산 만루 홈런이 12개로 심정수와 더불어 이 부문 공동 1위인 거포. 장원준은 볼카운트 2B-2S에서 직구를 던져 2루수 플라이로 처리했지만, 3루 주자 김호령이 재치있는 주루 플레이로 홈을 밟았다. 이후 2-1로 앞서 5회 2사 1ㆍ3루에서는 김주찬에게 좌전 적시타를 맞았다. 장원준은 자신의 임무를 다했지만, 분명 평소보다 볼 끝이 무딘 느낌이었다.
양현종은 홈런 2방을 얻어 맞았다. 1-0으로 앞선 2회초 1사 후 양의지에게 높은 직구를 던지다, 1-1이던 4회초에는 선두 타자 오재원에게 1B-2S에서 커브를 던져 우월 솔로포를 허용했다. 그나마 삼자범퇴 이닝이 한 번도 없으면서도 추가 실점이 없던 점은 눈 여겨 볼 만 했다. 3회 2사 1ㆍ2루, 4회 2사 1ㆍ3루, 5회 1사 만루를 결국 버텨냈다. 양현종은 2-2이던 6회에도 마운드에 올랐지만 정진호에게 우전 안타를 맞고 두 번째 투수 김병현과 교체됐다.
양현종은 이날이 나흘 휴식 후 등판이었다. 지난 12일 kt전에서 111개를 던지고 충분히 쉬지 못했다. 김기태 KIA 감독은 당초 유창식을 선발로 쓰려 했지만, 전날까지 유창식이 이번 주 두 차례나 중간 투수로 등판하며 양현종이 올라가야만 했다. 구위가 떨어진 것엔 이유가 있었다.
장원준도 비슷한 상황이었다. 지난 15일 선발 등판할 예정이었던 그는 경기가 우천 취소되며 컨디션 조절에 애를 먹었다. 특히 당시 불펜에서 두 차례나 몸을 풀며 이날 100%로 던지기는 힘든 조건이었다. 장원준은 정상 컨디션이었던 지난달 24일 잠실에서 KIA 타선을 만났을 때는 7이닝 4피안타 8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한 바 있다.
함태수 기자 hts7@sporbiz.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