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 박종민] FC서울 박주영(30)이 K리그 클래식에서 시즌 첫 필드골 득점에 성공했다.
박주영은 지난 16일 서울 월드컵경기장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5 11라운드 전남 드래곤즈와 경기에 후반 16분 교체 출전했다. 그는 그라운드를 밟은 지 14분 만에 골을 터뜨리며 팀의 3-0 대승에 기여했다.
박주영이 K리그에서 필드골을 기록한 것은 2008년 4월 6일 광주 상무전 이후 2,597일 만이다. 지난 4월 12일 인천 유나이티드전서 K리그 복귀골을 넣긴 했으나 페널티킥 골이었다.
부상에서 복귀한 박주영의 활약에 팬들은 열렬한 환호를 보냈다. 그의 골은 기량이 제자리로 돌아오고 있다는 신호였기 때문이다. 서울도 함박웃음을 지었다. 이날 승리로 승점 3점을 얻은 서울은 4승3무4패(승점 15점)로 리그 10위에서 단숨에 5위로 뛰어오르며 상위권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그러나 마냥 웃을 수만은 없었다. 박주영의 경기력은 그다지 좋지 못했다. 여전히 불안요소가 존재했다. 이날 페널티박스 부근에 있던 박주영은 공을 갖고 있던 고명진이 왼쪽으로 이동하자 반대편인 오른쪽으로 질주했다. 수비수들을 교란하기 위한 감각적인 움직임이었다. 예상대로 고명진은 스루 패스를 건넸고 박주영은 이를 쉽게 받았다.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박주영은 2명의 수비수들이 달려드는 방향으로 드리블을 해 나갔다. 과거의 박주영이었다면 패스를 받고난 후 달려오는 수비수들의 반대 방향으로 드리블을 했을 것이다. 수비수들은 박주영의 공을 빼앗기 위해 깊숙한 태클을 시도했다. 공은 두 번째로 태클을 시도한 수비수의 몸을 맞았으나 운 좋게 박주영에게 향했고 박주영은 곧바로 일어나 슈팅을 날렸다.
박주영은 상대 골키퍼 김병지와 1대1 상황에서 '킬러'의 모습을 보여줬으나 골문으로 향하는 과정은 그다지 안정적이지 못했다. 행운이 따르지 않았다면 박주영은 수비수들의 태클로 결정적인 공격 기회를 날려버릴 수도 있었다.
'축구천재'로 불리던 10년 전과 달리 판단력이 흐려졌고 발이 느려졌다는 점은 우려되는 대목이다. 2-0으로 이미 승부의 추가 기울어진 상황에서 나온 득점인 만큼 순도도 떨어졌다. K리그 복귀 후 5경기에서 2득점을 기록한 박주영의 성적은 얼핏 보면 화려하다. 그러나 2골 중 하나는 당연히 넣어야 하는 패널티킥 골이었고 다른 하나도 행운이 따른 필드골이었다.
서울은 올 시즌 11경기에서 12득점 14실점을 기록 중이다. 중위권 이상 팀들 가운데 실점이 가장 많지만 득점은 평균 수준이다. 전남과 경기에서 서울은 슈팅 횟수에서 3-8로 압도당했다. 골 결정력은 상대적으로 높았지만, 공격에서 쉽게 활로를 찾지 못했다. 서울의 공격력이 살아나기 위해서는 박주영의 부활이 필요하다.
사진= 박주영.
박종민 기자 mini@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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