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필요한 장기 입원 줄게
당일 입원 치료 후 퇴원
정부가 건강보험 수가 차등화를 위해 요양병원 낮병동 도입을 추진한다. 환자가 당일 입원치료를 받고 퇴원해 불필요한 장기입원을 줄이는 방안이다. 보건복지부는 17일 입원환자에 대해 동일한 건보 수가를 적용하던 것에서 환자의 경중 등 입원 적절성을 따져 차별화하기 위해 하루 수시간 만 입원하는 낮병동 입원제도를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거동이 불편하거나 치매나 뇌졸중 후유증 등 노인성 질환을 앓는 환자들을 치료하는 요양병원은 일반 병원과 달리 환자 1인당 하루 진료비가 정해져 있는 ‘일당정액제’로 운영된다. 때문에 치료를 하지 않아도 건강보험 수가를 받을 수 있어 요양병원 장기입원이 급증, 건보 재정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복지부는 이들을 당일 입원해 치료를 받고 집으로 돌아갈 수 있는 낮병동 등으로 돌리겠다는 계획이다. 요양병원 입원 환자 중 입원이 꼭 필요하지 않은 과잉진료가 20~40%나 된다고 보고 있다. 앞서 복지부는 작년 12월부터 건강보험공단, 요양병원협의회와 요양병원수가개선협의체를 꾸려 요양병원 운영 개선안을 마련해 왔다.
협의체는 7월까지 요양병원 해법을 마련한 뒤 공청회 등 의견 수렴을 거쳐 낮병동 도입을 결정할 예정이다. 낮병동은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입원실에 머물다 치료가 끝나면 당일 퇴원하는 것으로, 외래 진료와 입원 진료의 중간 단계다. 그러나 낮병동 도입을 위해선 건보 수가 지급 조정이 필요한데 요양병원들의 반발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요양병원은 최근 우후죽순 늘어나 현재 1,474개에 달한다. 지난해 증가율은 8.52%로, 2013년(증가율 11.7%)보다 다소 둔화세를 보였지만, 돈이 된다는 이유로 환자 유치 경쟁이 뜨거워 불법이 판치고 있다. 복지부는 이번 기회에 치료보다는 요양에 주력하고 있는 요양병원의 행태를 바로잡고, 건보 재정낭비 요소를 차단하겠다는 계획이나 당장 의료 혜택 축소도 우려된다.
정형준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정책국장은 “요양병원 환자들이 대부분 저소득층 노인들로 쫓겨나도 종합병원 갈 처지가 못 되는데 과잉진료로 몰아붙일 일만은 아니다”며 “부정한 방법으로 환자를 모집하거나 수익을 목적으로 입원을 강요하는 요양병원 퇴출이 더 시급하다”고 말했다.
채지은기자 c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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