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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암물질 섞인 '벤젠 맛기름' 전국 고깃집에 유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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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암물질 섞인 '벤젠 맛기름' 전국 고깃집에 유통

입력
2015.05.15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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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민이 5회 먹을 양 1200톤 판매

업자 등 3명 구속… 118톤만 회수

참기름보다 가격 2.5배 이상 낮아

한국일보 자료사진
한국일보 자료사진

1급 발암물질 벤젠이 함유된 향미유(맛기름)를 대량으로 만들어 서울을 비롯 전국 고깃집에 유통시킨 식품업자들이 경찰에 붙잡혔다. 향미유는 참기름보다 가격이 2.5배 이상 낮아 고기구이집, 참치회집 등에서 많이 사용한다. 유통된 벤젠 향미유는 한번에 5g씩 사용할 때 4,800만 전국민이 무려 5번 차례 먹을 수 있는 1,200톤(38억원어치)에 달했다.

대구 수성경찰서는 벤젠이 들어 있는 향미유를 제조ㆍ유통시킨 혐의(식품위생법 위반)로 경기 안산의 ㈜유정식품 대표 김모(58)씨 3명을 구속하고 서모(61)씨 등 2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 등은 2013년 10월부터 올해 1월까지 중국 산둥성에 설립한 자회사에서 벤젠이 함유된 면실원유를 제조한 뒤 국내로 들여왔다. 이들은 목화씨에서 짜는 문제의 면실원유에 다시 옥수수기름과 해바라기씨유를 섞어 참기름향, 들기름향이 나는 향미유를 만들어 전국 대형 식당과 식품가공업체 83곳에 판매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조사에서 문제의 면실원유에서는 벤젠 함유량이 466ppm(1ppm은 100만분의 1), 향미유에서는 80ppb(1ppb는 10억분의 1)가 검출됐다. 향미유 만 따져도 세계보건기구(WHO)의 음용수 벤젠 기준(10ppb)보다 8배 많은 것이다. 벤젠은 독성이 강한 화학물질로 백혈병 골수암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들의 범행은 지난해 5월 김씨로부터 향미유를 공급받은 경북 영천의 한 업체가 휘발성 냄새가 심하게 난다고 신고하면서 드러났다. 조사결과 이들은 목화씨에서 기름을 짤 때 1차 압착을 통해 70%를 추출한 뒤 남은 30%도 마저 짜내기 위해 벤젠을 사용했다. 보통 식품에는 유지추출용제인 식용헥산을 사용해야 하지만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벤젠을 쓴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또 면실유를 식용으로 사용하기 위해선 검은빛을 띠는 ‘면실원유’를 정제해야 하는데도 참기름색깔에 가깝도록 그대로 사용하는 수법도 썼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이 회사가 제조ㆍ판매한 13개와 중국 자회사 2개 등 모두 15개 제품 중 14개에서 벤젠 검출 사실을 확인하고 관련 제품을 전량 회수해 폐기했다. 하지만 회수량은 118톤에 불과해 1,200톤 대부분이 이미 유통된 뒤였다. 벤젠이 함유된 문제의 향미유는 '골드 고소한 참맛기름' '맛방울참진한기름' '새마원 참진한기름'으로 식약처 홈페이지(www.mfds.g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대구=정광진기자 kjche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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