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디어드 키플링의 소설 ‘정글북’을 읽으며 어린 시절부터 야생의 삶을 꿈꾼 저자는 2007년 혈혈단신 인도네시아의 밀림으로 떠나 긴팔원숭이 연구를 시작했다. 아무런 기반 시설도 갖춰져 있지 않은 그 곳에서 다가가면 달아나는 긴팔원숭이를 따라 다니느라 생고생을 하면서 좌충우돌 끝에 구눙할라문 국립공원 안에 한국 최초의 야생 영장류 연구지를 개척하기까지, 인도네시아 열대우림에서 숨쉬고 생활한 2년여의 기록을 담은 책이다. 한국 최초 야생 영장류 학자의 정글 탐험기답게 흥미진진한 사연과 모험담의 연속이다. 긴팔원숭이의 행동과 생태를 관찰하고 기록한 연구 결과물이면서, 어느날 갑자기 밀림 한복판으로 뛰어든 젊은 학자가 외부세계와 단절된 외로움과 고단함 속에 건져 올린 자연과 인간, 생명에 대한 사색이기도 하다. 재미와 감동을 갖춘 책이다. 사이언스북스ㆍ352쪽ㆍ1만 9,000원
오미환 선임기자 mh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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