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현, 방송 등 국내 살인적 스케줄
24일 열리는 프랑스오픈 신청 놓쳐… 주최측 와일드카드 부여 구사일생
출전신청 깜빡 잊고 방심…막판 와일드카드 받아
정현(19ㆍ69위ㆍ삼성증권 후원)이 하마터면 그랜드슬램 대회 중 하나인 프랑스오픈 코트를 밟지 못할 뻔했다.
정현은 프랑스오픈 예선 엔트리 마감 3주전 다시 한번 출전 신청을 해야 했지만 코치진과 선수 모두 이를 놓치는 ‘해프닝’이 벌어진 것. 랭킹이 올라선 만큼 이제는 실질적인 경험치를 늘려야 하는 정현의 입장에서 메이저 대회인 프랑스오픈을 놓친다는 것은 큰 손실이다. 정현은 최근 인터뷰에서도 여러 번 “올해 목표는 그랜드슬램 1승”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엔트리는 놓쳤지만 막판에 정현이 와일드카드로 뽑히면서 24일 개막하는 프랑스오픈 출전은 가능하게 됐다. 이 과정에서 주원홍 대한테니스협회장의 ‘프랑스 인맥’이 크게 역할을 했다는 후문이다. 정현을 전담하고 있는 윤용일(42) 코치는 “다행히 예선 출전 선수 명단에 누락된 상태에서 대회 주최측이 정현에게 와일드카드를 부여해 잘 마무리됐다”며 가슴을 쓸어 내렸다.
미국에서 진행된 ATP 투어를 소화하다가 지난달 28일 귀국한 정현은 이달 2일 개막한 ATP 부산오픈 챌린지에 출전해 단식 우승을 차지했다. 이후 이틀 뒤 개막한 ATP 르꼬끄 서울오픈 챌린지에 나서는 등 살인적인 스케줄을 소화해 왔다.
현재 랭킹이라면 챌린지 대회에 출전하기 보다는 프랑스오픈을 위한 전지훈련을 해야 하지만 정현은 1년 전 서울오픈 챌린지 출전 약속을 지키기 위해 빠듯한 스케줄에도 참가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같은 정현의 스케줄에 우려를 나타내는 목소리가 높다. 정현은 실제 지난 11일 오후 9시10분 스포츠 전문채널 KBS N Sports에 특별 해설자로 출연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다음날 예정된 서울오픈을 앞두고 너무 방심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부쩍 커진 정현에 대한 관심은 침체된 한국테니스의 발전을 위해서 고무적이다. 그러나 주변 ‘참모’들마저 함께 들뜨면 선수관리에 구멍이 생길 수 밖에 없다. 만약 정현이 이번 프랑스오픈에 ‘행정 실수’로 출전을 못하게 됐다면 지금까지의 팬들로부터 받은 칭찬은 고스란히 비난으로 되돌아 온다.
정현은 프랑스오픈에 이어 내달 열리는 윔블던 본선 진출도 확정된 상태다. 윔블던에 나서기에 앞서 잔디코트 적응을 위해 투어 대회에도 세 차례 나서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정현은 15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테니스코트에서 열린 서울오픈 챌린지 단식 4강에 올랐다. 정현은 단식 3회전에서 데니스 커들라(미국ㆍ141위)를 상대로 2-0(6-1 6-2)으로 가볍게 꺾고 부산오픈에 이은 2연승 전망을 밝혔다. 연승 횟수도 ‘13’으로 늘렸다.
이현주기자 memor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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