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대, 한창 국내 관광산업이 성장하던 시절 관광객들이 주로 사용하던 교통수단은‘대절버스’였다. 당시엔 운전면허증을 가지고 있는 인구의 비중도 높지 않았고, 타지에서 차를 빌려 직접 운전을 하며 돌아다닐 이유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은 많은 여행객이 현지에서 차를 빌려, 자신이 보고 싶은 곳을 골라 다니는 형태의 관광이 보편적이다.
지금 중국의 국내 관광형태를 보면 딱 20년 전 우리나라의 ‘전세버스 관광’ 수준이다. 버스를 통해 단체로 이동하며 관광지를 돌아다니는 식이다. 가장 중요한 수익기반인 국내 관광산업 수준이 이 정도니 중국에서 자동차 렌탈산업을 한다는 발상 자체가 우스울 수도 있겠다.
과연 그럴까?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은‘신주렌터카’라는 기업이 해줄 수 있을 것이다. 이 회사는 2013년 기준 중국 내 렌터카 시장 점유율 31%의 1위 기업이다. 2위 기업의 시장점유율이 불과 8% 수준으로 시장지배력 하나는 압도적이다. 자동차 보유 대수는 5만대를 넘는 AJ렌터카 수준으로 중국 전국 70개 주요 도시에 영업망이 있다. 절대적인 덩치와 영업망으로 경쟁자를 압도하다 보니 여러 분야에서 주목할 만한 강점을 보유하고 있다. 예를 들어, 자동차와 부품의 구매 시 공급자와 우호적인 계약을 체결할 수 있다는 점은 비용 측면에서 상당한 경쟁적 우위를 제공한다. 보험 및 기타 서비스 부분에서도 경쟁자보다 유리한 조건으로 공급을 받을 수 있다.
중국에서 렌터카 사업은 아직 유아기 수준이다. 중국 전체 자동차 대수 대비 렌털용 자동차 비율은 0.4%에 불과하다. 우리나라의 경우 이 비율은 1.3%에 이르고 미국은 1.4% 수준이다. 하지만 중국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2008~2013년 중 중국의 렌터카 시장은 연평균 30% 증가, 전문가들은 2015년 이후에도 연 15% 이상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
정부 정책도 한몫을 한다. 중국 정부는 국내여행산업의 활성화에 매우 우호적이어서 지역별로 자동차 수를 제한하는 정책도 장기적으로 렌터카 산업성장에 기여할 전망이다. 자동차의 소유가 제한된다면 결국 나은 대안은 렌터카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2011~2014년까지 신주렌터카의 매출은 연 평균 45% 이상 성장해 왔다. 결국, 중국인들의 여행 형태가 고도화되면 될수록 렌터카 사업의 수익창출능력은 늘어날 수밖에 없다. 불모지에 씨를 뿌려온 신주렌터카의 노력이 보상을 받을 수 있는 시절이 멀지 않았다고 본다.
김도현 삼성증권 주식전략팀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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