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 내 다시 회의론 고개
조윤선 수석은 당 찾아와 해명
여당 내에서 청와대 정무수석을 둘러싸고 다시 회의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공무원연금 개혁안 처리 막전막후에 빚어진 당ㆍ청간 불통 때문이다.
14일 조윤선 청와대 정무수석이 국회 의원회관으로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를 찾아왔다. 지난 6일 공무원연금 개혁안 처리가 불발된 이후 두 사람이 얼굴을 마주한 건 처음이다. 조 수석은 이날 오전 11시30분부터 약 50분간 김 대표를 만나 그간의 오해에 해명을 하고 돌아간 것으로 전해졌다.
조 수석의 방문은 공무원연금 개혁안 처리 불발 이후 커지는 당ㆍ청 사이의 갈등을 진화하려는 노력으로 보인다. 김 대표는 전날(13일) “대통령은 한숨이 나온다는데 저는 가슴이 터질 듯 답답하다. 여야가 합의한 공무원연금 개혁안이 잘못됐는지 정부의 입장을 밝히기 바란다”며 사실상 청와대를 겨냥한 바 있다. 17일 삼청동 국무총리 공관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당ㆍ정ㆍ청 정책협의회도 이날 청와대 측의 일방적인 통보로 보류됐다. 익명을 요청한 새누리당 고위 관계자는 “애초 10일에 보기로 한 걸 청와대에서 주저해 17일로 미뤘는데 또다시 이유 설명 없이 청와대가 보류 통보를 해왔다”며 “당ㆍ정ㆍ청 회의를 열면 공무원연금 개혁안 처리 불발과 관련해 청와대 책임론이 다시 불거질까 우려해서 인 것 같다”고 말했다.
조 수석의 행보는 공무원연금 개혁안 처리 불발 국면에서 자신의 역할에 대해 최근 새누리당에서 터지는 비판과도 무관치 않아 보인다. 그간 당내에선 “처리시한(6일) 사흘 전까지도 협상안에 반대 없이 ‘공무원연금 개정안을 꼭 통과시켜 달라’던 청와대가 6일엔 ‘당에서 알아서 하라’며 연락조차 받지 않는 등 돌변한 이유를 알 수 없다”는 불만이 컸다.
특히 조 수석을 두고는 “여야 협상과 관련한 당 지도부 회의에 사실상 모두 참석한 조 수석이 박근혜 대통령에게 협상 과정과 내용을 제대로 보고하지 않은 것 아니냐”는 의심까지 나왔다. 처리가 무산된 직후 청와대가 “공무원연금 개혁 실무기구 합의문에 국민연금 소득연계율 50%가 명기되는 걸 몰랐다”고 밝히면서 의혹은 더욱 증폭됐다. 한 핵심당직자는 “실무기구 합의문이 나온 게 2일이고 당일까지도 조 수석이 당 지도부와 저녁까지 회의를 함께 했다”며 “그런데도 대통령이 몰랐다면 조 수석이 보고를 제대로 하지 않은 것 아니겠느냐”고 되물었다.
앞서 대통령이 김재원ㆍ윤상현ㆍ주호영 의원을 정무특보로 위촉할 때도 “조 수석이 당ㆍ청간 다리 역할을 제대로 했다면 정무특보단을 신설해 현역 의원을 앉히겠느냐”는 지적이 나왔었다.
김지은기자 lun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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