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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의 세기 위해" 27억 인구 손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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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의 세기 위해" 27억 인구 손잡았다

입력
2015.05.14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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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美 봉쇄 뚫기·일대일로 위해

印, 제조업·인프라 투자 끌어내기

불교 전파 성지에 보리수 묘목 기증

양국 국경분쟁은 장기 과제로 미뤄

사흘 일정으로 중국을 방문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왼쪽)가 14일 산시성 시안에서의 정상회담에 앞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악수하고 있다. 시안=AP 연합뉴스
사흘 일정으로 중국을 방문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왼쪽)가 14일 산시성 시안에서의 정상회담에 앞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악수하고 있다. 시안=AP 연합뉴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14일 자신의 고향인 산시(陝西)성 시안(西安)에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를 영접했다. 두 사람은 시안이 명소 대안탑(大雁塔)을 함께 올라 ‘아시아의 세기’를 위해 양국 관계를 격상시키자는 데 뜻을 함께 했다. 하지만 14억명의 용(중국)과 12억5,000만명의 코끼리(인도)가 진정한 친구가 되기까지는 해결해야 할 문제가 한둘이 아니다.

시 주석은 이날 시안 산시대회당에서 모디 총리와 정상회담을 가졌다. 이는 지난해 9월 인도를 국빈 방문한 시 주석이 모디 총리의 고향인 구자라트주로 초청한 것에 대한 답례다. 중국 국가주석이 베이징(北京)이 아닌 지방 도시에서 외국 정상을 만난 것은 드문 일이다. 두 사람이 이날 함께 오른 대안탑은 당나라 때 현장 법사가 인도에서 가져 온 불교 경전을 보관한 곳이다. 시안은 또 실크로드의 출발점이어서, 양국간 문화 교류를 상징한다. 모디 총리는 이날 시 주석에게 석가모니가 깨달음을 얻은 불교 성지의 보리수 묘목도 건넸다. 박근혜 대통령도 2013년6월 베이징(北京)에서 시 주석과 만난 뒤 시안을 찾은 바 있다. 그러나 당시 시 주석은 박 대통령을 시안까지 동행하진 않았다.

모디 총리는 이날 시안에서 시 주석과 만나기 전 진시황 병마용을 둘러보고 3세기 말 창건된 흥선사(興善寺)도 방문했다. 중국은 자국산 훙치(紅旗)를 모디 총리의 의전차로 제공했다. 모디 총리는 수시로 웨이보(微博ㆍ중국판 트위터)에 사진 등을 올리면서 중국인과 소통했다. 그는 “21세기는 아시아의 세기이고 아시아는 부처의 땅”이라며 “이번 세기 우리는 반드시 전쟁을 피해야 할 책임이 있다”고 썼다.

중국의 파격적 예우는 미국의 봉쇄를 뚫고 신실크로드 전략인 일대일로(一帶一路)를 성공시키기 위해서 인도의 협조가 절실하기 때문이다. 인도도 제조업 발전과 인프라 건설에 중국의 투자가 아쉽다. 1959년 달라이 라마의 인도 망명과 62년 아루나찰 프라데시 지역 국경 분쟁으로 관계가 냉각된 중국과 인도는 1992년 이후 관계를 점차 개선해 왔으나 여전히 상대를 경계하고 있다. 러시아와 함께 중국의 가장 큰 인접국인 인도가 중국의 10대 무역국 명단에도 없는 것도 이런 배경 때문이다.

인도와 중국간 무역 불균형도 심각하다. 2013~14 회계연도 중 인도는 중국에 148억달러를 수출하고 510억달러를 수입했다. 그러나 제조업 활성화를 골자로 한 ‘메이크 인 인디아’(Make In India)를 통해 인도 경제를 부흥시키려는 모디 총리는 세계 제2의 경제 대국이 된 중국 시장이 필요하다. 인도는 앞으로 10년간 3억5,000만명의 일자리를 창출해야 한다.

양국의 이런 다급한 사정 때문에 12만5,000㎢에 달하는 국경 분쟁은 장기 해결 과제로 남겨두기로 한 것으로 보인다. 물론 지난해 미국과 일본을 먼저 방문한 데서 알 수 있듯 인도가 중국에 접근하는 것은 ‘균형 외교’를 통해 국익을 극대화하겠다는 전략의 일환이기도 하다.

시 주석과 모디 총리는 15일 베이징(北京)에서 다시 만날 예정이다. 모디 총리는 인도의 요가와 중국의 태극권 공연을 참관, 요가 홍보에도 앞장선다. 요가부 장관까지 임명한 모디 총리는 국제요가일 제정도 주장하고 있다. 대규모 경제 사절들과 함께 방중한 모디 총리는 16일에는 상하이(上海)도 방문, 중국과 최소 100억달러 상당의 투자 협정 체결을 맺겠다는 계획이다. 양국간 고속철 건설 사업도 점쳐진다. 모디 총리는 중국에 이어 몽골을 찾은 뒤 19일 한국을 방문한다.

베이징=박일근특파원 ikpa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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