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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이 강남스타일에 맞선 신제현의 한남스타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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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이 강남스타일에 맞선 신제현의 한남스타일

입력
2015.05.14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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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이 건물에서 임대 갈등 중인 독립 미술카페 위해 퍼포먼스

테이크아웃드로잉에서 버려진 마네킹 등으로 연주하는 신제현 작가. 신제현 제공
테이크아웃드로잉에서 버려진 마네킹 등으로 연주하는 신제현 작가. 신제현 제공

“저는 항상 사회문제를 직접 다루는 작품을 해왔습니다. 방송에 잘 안 나타났을 뿐이죠.”

지난해 케이블 채널 스토리온에서 방송된 아트 서바이벌 프로그램 ‘아트 스타 코리아’(이하 ‘아스코’)의 우승자였던 신제현(33)은 논란을 두려워하지 않는 작가였다. 방송이 마무리되고 1년이 돼가는 지금 그가 이번에는 가수 싸이측과 임대문제로 갈등했던 서울 한남동 미술카페 ‘테이크아웃드로잉’을 지키는 최전선에 섰다. 17일 카페에서 펼칠 퍼포먼스 제목이‘한남스타일’이다. 싸이의 인기곡 ‘강남스타일’ 패러디다.

테이크아웃드로잉은 미술 작가가 카페를 일정 기간 작업장 겸 전시장으로 사용할 수 있는 ‘카페 레지던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신제현은 4, 5월 두 달간 이 곳에서 서구 중심의 언어 권력을 비판하는 퍼포먼스 ‘잉글리시 오더’를 주로 선보일 계획이었다. 그러나 카페가 강제집행 위기에 처하면서 작업 방향을 ‘한남스타일’로 바꿨다.

신제현은 “작가들을 지원하는 공간이 드물고 대부분 정부 지원을 받는데 테이크아웃드로잉은 카페를 운영해서 나오는 수익으로 작가를 지원해준다”며 “몇 안 남은 독립적인 미술공간인데 위기에 처해 안타깝다”고 말했다. 다행히 싸이측이 테이크아웃드로잉과 협상을 시작한 상태다. 하지만 잠시 유예된 것일 뿐 테이크아웃드로잉은 결국 한남동을 떠나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그래서 신제현은 ‘한남스타일’을 통해 테이크아웃드로잉을 기록하기로 했다. “건물 도면을 그릴 겁니다. 벽을 그리면 벽 두드리는 소리가 나고 화장실 변기를 그리면 물 내리는 소리가 나는 사운드 아트를 준비하고 있어요. 공간 자체를 소리로 기록하려는 거죠.”

‘아스코’우승으로 스타덤에 올랐는데 왜 위험한 작업을 하느냐고 묻자 신제현은 “난 원래 이런 작품을 만들어 왔다”고 답했다. ‘아스코’ 출연 당시에도 정치적인 작품을 여러 차례 내놨으나 방송에서 편집됐다고 했다. 우승작 ‘트레일링’도 원자력 발전의 위험을 비판하는 작품이었다. “우승은 포기하고 원전문제를 알리겠다는 생각으로 만들었습니다. 우승한 것보다 제 작품 전체가 그대로 방송에 소개된 게 더 기뻤습니다.”

‘아스코’ 우승으로 무슨 덕을 봤냐고 묻자 “작업 기회가 많아졌다”고 한다. 우승 상금으로 받은 1억원을 고스란히 이후 작업에 쓰고 있는 그는 “늙어 죽을 때까지 미술작가로 활동할 것 같다”고 했다. “원래 계획했던 ‘잉글리시 오더’는 사실 영어를 사용하면서 한국, 영국, 동남아시아를 차례로 방문하는 프로젝트예요. 비용을 계산하니 딱 1억 들더라고요.”

신제현은 “지금 한국작가들은 위축된 것 같다”며 “현대미술에는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고 사회를 비판하는 작품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아스코’같은 기회를 통해 현대미술을 사람들에게 차근차근 소개한다면 그런 기회도 점점 늘어날 것”이라며 앞으로도 사회비판적인 행위예술을 계속하겠다고 말했다.

인현우기자 inhyw@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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