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 국적의 나와차델게르 알기르마(34·여)씨는 다문화 가정 학생들을 후원하는 단체인 ‘사랑의 아침’ 대표이자 경기 부천 송일초에서 학생들에게 몽골 언어와 문화를 가르치는 이중언어강사로 바쁘게 살고 있다.
그런 알기르마씨가 새롭게 뛰어든 일은 몽골 전래동화를 책으로 펴내는 것이었다. 지난 달 첫 책인 몽골 초원을 뛰어다니는 말 모자 이야기를 담은 ‘아기 얼룩말의 모험’이 출간됐다. 책을 통해 몽골의 자연과 문화 등을 전하고 싶었다고 한다.
알기르마씨는 “몽골에서 입에서 입으로 전해진 어머니 말이 아기 말을 끝까지 지키는 내용의 이야기를 각색해 책을 펴냈다”며 “몽골어, 한국어, 영어로 쓰여있기 때문에 어린 학생들, 특히 다문화 가정 학생들이 언어를 배우고 몽골 문화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알기르마씨가 한국과 처음 인연을 맺은 것은 몽골국립교육대를 졸업하고 무역회사에서 일하던 2006년이다. 드라마와 노래로만 알던 한국에 여행을 왔다가 현재 남편을 만나 아예 한국에 정착하게 됐다.
한국말을 못하고 문화도 달라 적응하는데 애를 먹었지만 알기르마씨가 적극성으로 이 문제들을 헤쳐 나갔다. 알기르마씨는 주한이주여성회, 주한몽골명예영사관의 ‘몽사모’(몽골을 사랑하는 모임)에서 사무국장 등을 맡는 등 주도적으로 한국사회에 적응해나갔다. 인하대 대학원에서 다문화교육을 전공해 석사학위를 받았고 경인교대에서 이중언어양성교육과정도 수료했다. 그 사이 두 딸도 낳았다.
알기르마씨의 도전은 계속될 예정이다. 다문화교육 관련 박사과정을 준비 중이며 다른 몽골 옛 이야기도 책으로 써낼 계획이다. 알기르마씨는 “제가 배운 것을 다른 이주여성들에게 전하고 싶다”며 “아직 배울게 많다”고 말했다.
알기르마씨는 다문화교육이 확대됐으면 하는 개인적 바람도 전했다. 알기르마씨는 “어른들에게서 인종 차별 등이 사라지지 않아 어린이에게도 나쁜 영향을 끼친다고 생각한다”며 “유치원부터 다문화 이해교육이 꾸준히 이뤄진다면 어린이들이 더 넓게 세상을 바라보게 되고 더 좋은 사회가 만들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글·사진 이환직기자 slamh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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