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관객의 열광적인 반응에 압도당했던 기억이 납니다. 한국 팬들은 공연을 제대로 즐길 줄 알더군요. 한국식 바비큐도 인상이 깊었고요.”
라운지 음악의 대표 DJ 스테판 폼푸냑(47)이 9년 만에 한국을 찾는다. 폼푸냑은 1990년대 후반 일렉트로닉 장르 중에서도 고급스럽고 세련된 라운지 음악을 세계적으로 유행시킨 주인공. 그가 프랑스 파리의 유명 호텔 코스테에서 전속 DJ로 활약하며 만든 앨범 ‘호텔 코스테’ 시리즈는 1999년 시작해 2011년까지 이어지며 유럽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모았다.
16일 한남동 그랜드하얏트서울 제이제이마호니스에서 디제잉 공연을 하는 폼푸냑은 이메일 인터뷰에서 자신이 하는 일을 “느린 템포에 듣기 편한 일렉트로닉, 솔, 팝, 록을 섞어 레스토랑, 호텔 로비, 바 등에서 편하게 들을 수 있는 새로운 음악을 만드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음악을 선정하는 기준은 간결하다. 장소에 맞는 음악을 고르는 것. 그는 “로맨틱한 저녁 시간을 방해하지 않으며 편하게 들을 수 있도록 배려한다”고 설명했다.
2006년 첫 내한공연에서 기존 음악을 선곡하고 섞어 들려줬던 것과 달리 이번엔 자신이 직접 만든 음악을 더한다. 최근 앨범 ‘블러디 프렌치’(2014) 수록곡과 현재 작업 중인 곡도 포함된다.
보르도 출신의 그는 “사람을 춤추게 만드는 것을 목표”로 삼아 파리로 이주했다. 10대 후반 파리 중심가의 카페 코스테에서 웨이터로 일했는데, 당시 카페 주인이 훗날 그를 호텔 코스테 DJ로 스카우트한 코스테 형제다. “당시엔 호텔 코스테가 생기기 전이었습니다. 그때만 해도 지금처럼 전세계를 여행하며 디제잉을 하게 될 거라곤 전혀 생각하지 못했어요. 놀라울 따름이죠.”
앨범 ‘호텔 코스테’ 시리즈의 성공은 파리의 개방적 정서와 고급스런 취향이 조화를 이룬 점이다. 세르주 갱스부르 같은 고전 샹송부터 브라질의 보사노바, 고풍스런 흑인 솔, 최신 일렉트로닉 음악이 공존하지만 과격하게 실험적이지도, 너무 평범하지도 않다.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음악을 칵테일로 제조한다면 어떤 곡을 고를 것이냐는 질문에 그는 이렇게 답했다. “먼저 다비나의 ‘돈트 유 원트 잇’, 매시브 어택의 ‘언피니시드 심포니’, 마지막으로 비욕의 앨범 ‘데뷔’에서 한 곡을 선택하고 싶네요.” (02)799-8601
고경석기자 kav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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