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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끝뉴스] 신기남, '해군동기' 주승용에 보낸 SNS메시지

입력
2015.05.14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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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기남(왼쪽) 의원과 새정치민주연합 주승용 최고위원. 두 사람은 해군장교 동기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신기남(왼쪽) 의원과 새정치민주연합 주승용 최고위원. 두 사람은 해군장교 동기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공갈 발언 파문을 일으킨 정청래 새정치민주연합 최고위원이 주승용 최고위원에게 사과를 하기 위해 여수로 향했던 11일. 열린우리당 의장을 지낸 신기남 의원의 마음은 복잡했습니다. 52년생 동갑내기이자 4선 의원으로 3선의 주 최고위원과 10년을 넘게 우정을 키워온 신 의원의 입장에선 그의 행동에 대한 호불호를 떠나 안타까운 마음부터 앞섰기 때문입니다.

특히 신 의원의 입장에선 주 최고위원이 동기 해군장교라는 점에서 안타까운 마음이 더 컸다고 합니다. 이들은 1976년 3월 진해 해군사관후보생대(OCS)에서 18주 동안 함께 ‘빳다’를 맞고 온갖 훈련을 같이 견뎌낸 사이입니다. 주 최고위원을 향해 쏟아지는 비난의 목소리들이 정치인 신기남이 아닌 해군장교 신기남을 일깨우기 충분했던 시간들이었죠,

지난 추억을 더듬던 신 의원은 자신의 전화마저 부담스러워 할 주 최고위원을 배려해 트위터에 짧은 메시지를 남겼습니다. “나의 해군장교 동기생인 주승용 최고위원에게 간곡히 요청합니다”라고 말문을 뗀 신 의원은 더 차분한 어조로 “이제 정청래 최고위원의 사과도 받아들였으니 그만 자리로 복귀해 주시오”라고 당부했습니다. 당내에서도 소신파로 직언을 두려워하지 않는 신 의원의 평소 말투를 고려하면 최대한의 예의를 갖춘 셈입니다.

신 의원은 이어 “그 심정 충분히 이해할 수 있으나 여기서 더 발전 시킬 일은 아니라고 봅니다. 진정 우리를 걱정하는 사려 깊은 국민과 당원들의 뜻을 헤아려서 (최고위원직에 복귀해 주십시요)”라고 재차 주 최고위원을 설득했습니다. 새정치연합이 친노-비노 갈등으로 국민들을 계속 실망시키면 내년 총선에서도 그 여파가 미칠 것이 자명해 주 최고위원의 결단이 절실하다고 본 것입니다.

신기남 의원이 주승용 최고위원에게 보낸 메시지. 신기남 의원 트위터 캡처.
신기남 의원이 주승용 최고위원에게 보낸 메시지. 신기남 의원 트위터 캡처.

신 의원은 평소에도 최고위원 경선에서 1등을 차지한 주 최고위원을 존중하는 뜻에서 사석에선 ‘수석최고위원’이라 불렀다 합니다. 실제로 신 의원은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도 “당 최고위에서 주 수석최고위원은 유일한 호남-비노 성향”이라며 “그의 존재감은 당 차원에서 중요한데, 공갈 발언으로 스스로 물러날 경우 그 존재감마저 없어질 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에 트위터를 이용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신 의원은 “재보선 패배가 (비노 세력에겐) 자신들의 영향력을 키울 찬스이고, 그 상황을 십분 이용하는 것은 정치적으론 자연스러운 것”이라 현 상황을 담담히 분석하면서도 “(계파 갈등이) 너무 멀리가면 당이 위태로워지니 주 수석최고위원이 복귀하는 것이 최우선이라 생각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해군장교 동기의 마음이 담긴 트위터 글은 주 최고위원에게 아직 닿지 않은 것 같습니다. 12일 국회 본회의에 참석 후 주 최고위원이 “사퇴한다는 뜻엔 변함이 없다”는 말만 남기고 다시 여수로 떠나버렸기 때문입니다.

인연과 추억의 힘보다 정치의 원심력이 더 큰 것일까요. 신 의원의 트위터 설득이 이어질지는 현재로선 불확실하지만, 주 최고위원의 고집이 이어진다면 당의 내분이 멈추지 않을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당 내분을 바라보는 국민들의 싸늘한 시선 속에서 야당의 잔인한 봄날은 속절없이 흐르고만 있습니다.

정재호기자 next88@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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