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학법 위반·뇌물공여 혐의서 멈춰
"보이지 않는 손 있나" 뒷말
검찰, 내일 소환 통보 "조율 중"
박용성 전 두산중공업 회장(전 중앙대 재단 이사장)에 대한 검찰 수사가 사립학교법 위반 및 뇌물공여 혐의에서 멈춰 섰다. 검찰이 죄가 더 무거울 수 있는 박 전 회장의 배임ㆍ횡령 의혹은 비껴갈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서울중앙지검 특수4부(부장 배종혁)는 박 전 회장 소환조사를 15일로 조율하고 있다고 13일 밝혔다. 검찰은 박 전 회장을 상대로 중앙대가 우리은행에 전속영업권(주거래은행)을 보장해주는 대가로 받은 기부금 100억 원을 학교회계가 아닌 법인회계(재단)로 전용한 데 깊숙이 관여한 책임을 물어 사립학교법 위반 혐의로 조사할 예정이다. 검찰은 박 전 회장이 서울ㆍ안성 캠퍼스 단일교지 승인과 관련해 중앙대에 특혜를 주는 대가로 박범훈(구속) 전 청와대 교육문화수석에게 1억 원 가량의 뇌물을 제공한 혐의도 두고 있다. 박 전 회장은 두산 사장을 지낸 이모(63) 전 중앙대 재단 상임이사로부터 박 전 수석에 대한 지속적인 로비 필요성을 보고 받고 집행을 승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검찰은 박 전 회장의 중앙대 재단 자금 유용 의혹까지 수사대상에 포함시키지는 않고 있다. 현재 검찰은 박 전 회장에게 사립학교법 위반과 뇌물공여 혐의만 적용해 불구속 기소하는 선에서 사건을 마무리 짓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검찰이 박 전 수석에게 건넨 로비 자금의 원천과 자금흐름을 추적할 경우 수사는 박 전 회장의 횡령ㆍ배임 의혹으로 확대될 수 있었다는 지적이다. 당초 수사팀도 재단 자금의 전용여부를 확인해 박 전 회장을 구속 수사하는 방안을 고려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박 전 회장이 지난달 두산중공업 회장과 중대 이사장 등 모든 보직에서 갑자기 사퇴한 것도 이를 대비한 조치로 해석됐다. 검찰 주변에서는 ‘보이지 않는 손’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뒷말이 나오고 있다.
김청환기자 ch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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