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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격하다 갑자기 총구 돌려 탕탕탕… 무차별 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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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격하다 갑자기 총구 돌려 탕탕탕… 무차별 난사

입력
2015.05.13 1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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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명 사로서 왼쪽 1번에 배치

10발 들어있는 탄창 지급 받고

1발 사격 후 일어나 동료에 발사

9번째 탄환으로 이마에 쏴 자살

13일 오전 예비군 사격훈련중 총기 사망사고가 발생한 예비군 훈련장에서 군 관계자들이 총기를 난사하고 자살한 예비군의 시신을 들고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13일 오전 예비군 사격훈련중 총기 사망사고가 발생한 예비군 훈련장에서 군 관계자들이 총기를 난사하고 자살한 예비군의 시신을 들고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예비군 훈련장 총기난사 사건의 가해자 최모(23)씨는 사격 훈련 중이던 동료 예비군을 향해 7발의 실탄을 무차별 난사했다. 실탄 사격의 긴장감만이 가득했던 사격 훈련장은 최씨의 돌발행동으로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됐다.

13일 군 당국에 따르면 최씨는 2박3일 일정으로 동원 훈련 소집을 받아 544명의 동료 예비군과 함께 12일 서울 내곡동에 위치한 육군 52사단 송파ㆍ강동 동원예비군 훈련장에 입소했다. 전날 일정을 마치고 이날 오전 8시30분부터 예정됐던 K-2 사격 훈련을 받기 위해 사격장에 도착한 최씨는 정해진 사로(射路ㆍ사격을 하는 장소)에서 실탄을 지급 받았다. 20명이 2~3m씩 거리를 둔 각각의 사로에서 동시에 사격을 하게 되는데, 최씨는 맨 왼쪽 1번 사로에 자리를 잡고 있었다. 이날 사격장에는 중대장 3명과 일반 병사인 조교 6명이 훈련을 통제ㆍ관리하고 있었다.

최씨는 10발의 실탄이 들어있는 탄창을 총기에 삽탄한 후 한 발을 25m 거리에 있는 표적지를 향해 사격했다. 통상적으로 본격적인 사격을 하기 전, 총의 조준구를 조정하기 위한 일종의 시험사격을 3발 정도 하게 돼 있는데 이날은 10발에 대한 실사사격을 실시했다. 군 관계자는 “영점사격 실시 여부에 대한 규정은 없다”고 밝혔다.

참사는 오전 10시37분쯤 첫 발을 쏜 최씨가 갑자기 일어나 총구를 뒤쪽으로 돌리면서 시작됐다. 최씨의 총에는 지급 받은 10발의 실탄 중 이미 쏜 한 발을 제외한 9발이 남아 있었다. 최씨는 그 중 7발을 가지고 부사수로 뒤에서 자신의 사격을 돕던 예비군, 옆 2,3,5사로에서 사격을 하던 동료를 향해 차례로 조준사격을 했다. 군 관계자는 “최씨의 총에 실탄 한 발이 남아 있었다”고 했다. 최씨는 총을 난사한 직후 9번째 총탄으로 자신의 이마를 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최씨의 총에 맞아 부상을 입은 예비군 4명은 인근 병원으로 호송됐다. 예비군 박모(24)씨는 두개골 관통상으로 삼성의료원에 호송돼 치료를 받던 중 숨졌고, 목에 관통상을 입은 윤모(25)씨는 오전 11시24분 삼성의료원에 도착해 곧장 수술을 받았지만 결국 숨졌다. 황모(22)씨와 안모(25)씨는 다행히 생명에는 지장이 없으며 각각 강남세브란스병원과 성남국군수도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군은 사건 직후부터 훈련장의 위병소 철문을 닫아 걸고 출입을 철저히 통제했다. 취재진과 입소한 예비군의 가족들이 몰려와 질문을 쏟아냈지만 “알려드릴 수 없다”는 답변만 내놓았다. 입소한 아들이 걱정돼 훈련소를 찾아 왔다는 한 중년 남성은 “부대에서는 아무런 연락도 없고, 아들 안전만 확인해달라는데 아무 대답이 없다”며 발을 동동 굴렀다. 이 남성 외 4,5명의 가족은 오후 2시쯤이 돼서야 훈련소 내로 들어갈 수 있었다. 군은 이날 해당 훈련장과 인근 훈련장의 사격 훈련을 모두 중단했다.

남상욱기자 thoth@hk.co.kr

박주희기자 jxp938@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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