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두ㆍ레오나르도ㆍ이동국ㆍ에닝요…
기량 좋은 선수들 공수 넓게 포진
'닥공' 하면서도 리그 최소 7실점
10라운드 뛰고 2위와 승점 8점차
‘디펜딩 챔피언’ 전북 현대의 초반 독주가 예사롭지 않다.
K리그 10라운드밖에 소화하지 않았지만, 전북은 8승1무1패 승점 25점으로 2위 수원 삼성(5승2무3패 승점 17점)을 멀찌감치 따돌리고 있다. 향후 경기 일정이 지금까지보다 수월하기 때문에 두 팀의 승점 차는 10점 이상 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이쯤 되면 ‘닥공’(닥치고 공격)에서 ‘닥선’(닥치고 선두)으로 부를 만 하다.
전북은 여러모로 완벽한 전력을 뽐내고 있다. 지난달 26일 전남 드래곤즈전서 1-2로 패하기 전까지는 전북의 무패 우승 관측까지 제기되기도 했다.
전북의 공격력은 예나 지금이나 막강하다. 그러나 달라진 점이 있다. 2010년 전후만 해도 이동국(36)의 발끝에서 시작해 이동국의 발끝으로 끝났다. 이동국은 2009년(득점왕)과 2011년(도움왕) 주요 공격부문 수상자로 선정되며 K리그서 전성기를 구가했지만, 일각에서는 전북이 그에 대한 의존도를 줄여야 한다는 우려 섞인 목소리도 냈다.
올 시즌 이동국에 대한 의존도는 낮아졌다. 전북을 이끌고 있는 핵심 공격수는 에두(33)와 레오나르도(28)다. 둘은 각각 6골과 5골로 K리그 득점 순위 1, 2위에 올라 있다. 이들과 더불어 이동국(2골), 에닝요(1골), 이재성(1골), 한교원(1골)도 눈에 띌 만한 활약을 펼치고 있다.
전북이 특정 선수에 대해 의존도를 줄이면서 상대팀 감독들은 수비전술을 짜는 데 더욱 어려움을 겪고 있다. 우선 최전방 에두와 ‘미들라이커’ 레오나르도를 막아야 하지만 지나치게 힘을 쏟을 경우 이재성과 한교원 같은 토종 미드필더진에 대한 수비가 소홀해질 수 있어 난처한 상황이다. K리그 전설 이동국의 존재도 여전히 부담스럽다.
공격력이 안정되면서 수비도 한층 강화됐다. ‘공격이 최선의 수비’라는 말이 새삼 떠오를 정도다. 전북은 올 시즌 10경기에서 7실점밖에 하지 않았다. 리그 최소 실점이다. 팀 득점(16점)도 수원에 이어 2위를 달리고 있다. 공수 균형을 이루고 있다는 방증이다.
올 시즌 전북은 공격 축구의 컬러는 유지하되 수비에서 강약 조절을 하는 형태의 축구를 구사하고 있다. 수비에 전력을 투구하지 않으면서도 이길 수 있는 축구를 하고 있는 셈이다.
전북이 공수에서 막강한 전력을 뽐내고 있는 가장 큰 원동력은 두터운 선수층이다. 선수들간 기량 격차가 크지 않은 점은 전북을 더욱 강하게 만들었다. 부상 당한 최철순, 경고누적 조성환의 공백에도 전북이 흔들리지 않았던 이유다.
감독 입장에서 팀 내 선수들의 기량 격차가 크지 않은 점은 대단한 행운이다. 주전과 비주전간 기량이 비슷할 경우 전술 활용이 수월해지기 때문이다. 악재가 겹쳐도 대체 자원이 대기하고 있어 팀 성적이 한 순간에 나락으로 빠질 가능성도 낮다. 최강희 감독은 선수들에게 당근과 채찍을 적절히 주고 있다. 그는 승리 후 선수들에게 공로를 돌리면서도 중후반기에 보다 안정적인 전력을 만들겠다는 욕심도 내비쳤다.
박종민 기자 min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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