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각에선 "식약처 눈치" 추측도
한국소비자원이 예고와 달리 '백수오 건강식품 관련 부작용 사례' 발표 계획을 취소함에따라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소비자의 불안을 조장할 우려 때문"이라는 게 소비자원의 설명이지만, '가짜 백수오' 이엽우피소가 안전하다는 식품의약품안전처와의 의견 충돌을 의식한 것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앞서 지난 8일 소비자원은 4월 22일부터 5월 5일까지 '1372 소비자상담센터'에 접수된 백수오 관련 소비자 상담 4천448건 중 부작용 사례 400여건을 분석한 결과를 발표하겠다고 공지했다.
하지만 예정 발표일을 하루 앞둔 12일 오후 이례적으로 돌연 발표 일정을 취소했다.
소비자원은 발표 취소를 알리는 보도자료를 통해 "현재 백수오 관련 소비자 상담이 계속 접수되고 있어 첨예한 문제인 만큼 향후 추이를 지켜보겠다"며 "취재에 혼선을 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13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부작용은 워낙 민감한 문제여서 격론 끝에 당분간 자료 배포를 보류하기로 결정했다"며 "소비자 불안을 더 조장하는 것 아닌지 우려하는 의견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엽우피소의 위해성 여부가 입증되지 않은 상황에서, 건강상 이상이 나타났다는 구매자의 주관적 주장만을 소개하기에는 준정부기관으로서 부담이 적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일부 백수오 구매자들은 포털사이트에 개설된 피해자 모임 카페에 간 기능 저하, 소화 불량, 피부 질환, 두통 등의 부작용을 호소하는 글을 올리고 있지만, 아직 제품 복용과 증상 간에 명확한 인과관계가 드러나지 않아 구매업체로부터 피해 보상을 받을 수 있을지 불투명한 상태다.
같은 맥락에서 소비자원이 백수오 사태와 관련, 식품의약품안전처와의 '불협화음'을 줄이기 위해 자료 배포에 신중을 기했다는 분석도 있다.
앞서 이엽우피소의 위해성 여부를 놓고 소비자원은 "해롭다", 식약처는 "해롭지 않다"며 엇갈린 입장을 내놓았다. 이런 상황에서 식약처의 백수오 제품 전수조사 결과가 이르면 다음 주께 나올 예정인만큼, 소비자원으로서는 사례 발표를 서둘러 논란을 키울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다는 게 일각의 추측이다.
그러나 소비자원은 이같은 '식약처 눈치'설을 부인했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여러 의견이 있어 논의 끝에 결정한 사항"이라며 "소비자원은 식약처의 지휘를 받지 않고 있기 때문에 눈치가 보여 이처럼 결정했다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은 14일 광화문의 한 식당에서 이엽우피소의 독성·안전성·효능을 주제로 기자간담회를 열 예정이다. 간담회에는 한국독성학회 최경철 학술위원장이 발제자로 나서고, 식약처 식품안전평가원 정자영 독성연구과장, 한국소비자연맹 이향기 부회장 등이 패널로 참여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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