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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무사 전·현직 간부, 탄창 3만개 중동에 밀수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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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무사 전·현직 간부, 탄창 3만개 중동에 밀수출

입력
2015.05.13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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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군 사용 AK-47 탄창도 수출

美가 지목한 테러단체서 구입 파문

전략물자 레바논 수출허가 어렵자

군수품 제조업자·관세사 등과 공모

M16·AK47 탄창, 軍부품으로 속여

군 전략물자인 탄창을 자동차 부품으로 위장해 레바논에 밀수출한 국군기무사령부 전ㆍ현직 간부 등이 적발돼 재판에 넘겨졌다. 밀수출품에 우리 군이 사용하는 M16 소통 탄창과 북한 군이 사용하는 AK-47 소총 탄창이 포함된데다, 미국이 테러단체로 지목한 중동 무장세력이 이를 사들인 것으로 알려져 파문이 커지고 있다.

서울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레바논 현지인에게 탄창을 불법 수출한 혐의(대외무역법 위반)로 전 기무사 소령 이모(41)씨와 군수품 판매업자 노모(50)씨를 구속했다고 13일 밝혔다. 이씨를 도운 현역 기무사 간부 양모(38) 소령도 군 검찰에 이첩됐다.

경찰에 따르면 이씨 등은 지난 2011년 7월부터 2012년 11월까지 세 차례에 걸쳐 레바논 현지인 A씨에게 전략물자인 M16 소총 탄창과 AK-47 소총 탄창 3만여개를 자동차 오일 필터 등인 것처럼 위장해 불법 수출하고 3억6,000여만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2011년 소령으로 전역한 뒤 친동생(40), 옛 동료 양 소령 등과 함께 무역회사를 차린 이씨는 2007년 레바논 평화유지군으로 9개월간 파견 근무하면서 알게 된 A씨에게 탄창을 팔아 넘겼다. 이씨는 방위사업청으로부터 수출허가를 받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해 탄창을 다른 수출품으로 허위 신고한 것으로 드러났다. 전략물자인 탄창은 방사청의 수출허가를 받아야 하며, 해당 물품의 품명 규격 수량 가격 등도 세관장에 신고해야 한다.

밀수출에는 군수품 제조ㆍ판매업자는 물론 운송업자와 관세사까지 총동원됐다. 군수품 제조업자인 노씨는 전략물자가 레바논으로 불법 수출된다는 걸 알면서도 이씨에게 탄창을 건넸고 이 과정에서 범행을 감출 목적으로 탄창에 새겨지는 생산자 로고를 삭제하는 치밀함을 보였다. 북한이 사용하는 AK-47 소총의 탄창은 국내에서 수출용으로 생산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에 불구속 입건된 운송업자 박모(49)씨와 관세사 최모(53)씨 역시 수출신고서에 품목을 자동차 오일 필터나 브레이크 패드 등으로 허위 기재해 세관의 눈을 속이는 작업에 가담했다.

경찰은 이씨 등이 밀수출한 탄창이 중동의 무장 테러단체에 넘어갔을 것으로 보고 정확한 경로를 추적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군수품은 전략물자로서의 가치가 큰 만큼 유통과정 등에 대한 엄격한 관리ㆍ감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현빈기자 hb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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