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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의 길 위의 이야기] 짜장면과 자장면

입력
2015.05.13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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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장면’이 ‘자장면’이 되었다가 ‘짜장면’으로 돌아온 지 몇 년 되었다. 물론 표기법 얘기다. 믿기 힘들겠지만, ‘자장면’이던 시절, 나는 그걸 잘 먹지 않았다. 영 입에 당기지 않았다. 내가 좋아하는 건 ‘짜장면’이지 ‘자장면’은 아냐, 라고 실토(?)해 이상한 사람 취급당한 적도 있다. 그래도 안 댕기는 걸 어떡하나. ‘짬뽕’은 왜 ‘잠봉’이 아니냐며 이죽거린 게 나만은 아니었던 걸로 안다. 된소리 상용화가 사람 심성에 안 좋은 영향을 미치는 거라면, 기본 억양이 거센 남쪽 사람들은 죄다 삐뚤어지고 난폭한 사람이란 소리인가, 라며 툴툴거린 적도 있다. 그래서, 종종 ‘업계’에서 논란이 되곤 하는, 원어 발음 보존에 입각한 모 문학전문출판사의 된소리 부흥 정책(?)에 본의 아닌 동조 표시도 한 적 많다. 동료 시인 하나가 “맛깔스러움 따위 식당에서나 찾아”라며 어느 자리에서 일갈했을 때에도, ‘언어의 맛’에 한 표 던져 “식감 없이 밋밋한 언어, 너나 문질러대라”며 대거리하고 싶었으나, 실천은 안 했다. 입에 잘 씹히고, 곱씹으면 특유의 냄새와 육질까지도 혀에 감기는 언어. 들으면 침 냄새도 나고 몸에 닿으면 사람 마음이 점성 강한 물질인 양 들러붙는 언어. 그런 언어가 관능적이라 여기는 게 촌스러운 거라면 문학은 더더욱, 한없이 촌스러워져도 좋다. 짜장면 먹으러 가자.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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