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00명 이상이 희생된 지난달 25일 네팔 대지진 현장에는 전세계에서 구호의 손길이 이어졌다. 이 가운데 무인항공기 ‘드론’이 카트만두와 그 외곽에 투입돼 육로로 갈 수 없는 곳을 수색하는 맹활약을 펼쳤다. 드론 뿐만이 아니다. 각종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활용한 전세계인의 협업과 각종 첨단기술들이 구호 작업의 속도를 높이고 효과적인 구호 작업이 이뤄질 수 있도록 길잡이 역할을 하고 있다.
파인더(FINDER ㆍFinding Individuals for Disaster and Emergency Response)는 사람의 심장박동 등을 감지해 위치를 파악하는 장치로, 이번 네팔 지진에 처음으로 투입됐다. 구조대는 옷가방 크기의 파인더를 이용해 카트만두 북부의 차우타라 마을에서 잔해 3m 아래 깔려있던 남성 등 4명을 구조했다.
파인더는 원래 미 항공우주국(NASA)과 국토보안국의 공동 프로젝트의 산물로, 항공우주국이 목성과 토성을 도는 위성의 궤도를 측정하는데 사용한 것과 유사한 알고리즘을 사용해 개발했다. 리튬배터리로 가동되는 파인더는 평균 휴대폰 1대의 출력만큼의 마이크로파 신호를 이용하는데, 아직까지 잔해 더미 아래는 9m, 단단한 콘크리트는 6m 정도까지만 탐지가 가능하다. 이 범위 안에서 생존자의 호흡이나 심장박동을 감지할 수 있다.
파인더는 드론에 탑재시켜 움직일 수 있을 만큼 작기 때문에 사람이 닿을 수 없는 곳에서 생존자를 찾는데 유용하게 쓰일 것으로 보인다. 항공우주국은 미래에 이 기술을 에볼라와 같이 치명적인 질환으로 격리된 사람들의 상태를 측정하는데 활용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진 등 재난이 발생하면 해당 지역에 있던 사람들의 상태는 어떤지, 어느 지역에서 어떤 도움이 필요한지를 파악하는 것이 우선이다. 전세계 사람들의 협업을 이끌어낼 수 있는 방법들이 개발되면서 크라우드 서비스들이 제 역할을 하고 있다.
이번 네팔 지진에서 가장 많이 활용되고 있는 것은 바로 ‘카트만두 리빙 랩(Kathmandu Living Labs)’라는 오픈 맵핑이다. 오픈 맵은 오픈소스 방식의 참여형 무료 지도 서비스로, 위키피디아의 지도 버전이다. 자원봉사자들이 위성 사진 등 각종 지도 이미지를 끌어 모으고 각 지역의 도로와 주요 건물 등을 업데이트해 나가는 오픈 맵은 지진이라는 재난 상황을 맞아 구호가 필요한 지역을 실시간 업데이트 하는 방식으로 발전해 나갔다. 카트만두 리빙 랩에서는 지도에 구호가 필요한 지역이 표시되고 필요한 구호 내용이 자세히 올라와 있어 전세계에서 필요한 물자를 공급해 줄 수 있다.
카트만두에서 ‘인도주의 오픈 스트리트 맵’을 만든 나마 라즈 부다도키(45)는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아이티 지진에서 오픈 맵이 얼마나 효과가 있었는지를 체감했기에 카트만두에서 이를 만들기로 했다”며 “지진 후 전세계 2,400여명의 자원봉사자들과 협업을 통해 업데이트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세계 자원봉사자의 협업은 구글의 참여형 문서 작성기인 ‘구글독스’(Google Docs)로도 이뤄졌다. 누구나 보고 쓸 수 있는 구글독스에는 재난 지역에서 필요한 ▦음식 ▦쉘터 ▦약품 등의 리스트를 만들고 매일 업데이트되며, 이 문서는 링크를 통해 페이스북과 트위터 등으로 공유되며 널리 전파된다. 네팔에서는 페이스북이 널리 사용되고 있어 이 문서는 페이스북에서만 7,000번 넘게 공유됐다.
트위터에서 ‘라비네팔’로 널리 알려진 라비 쿠마르(27)는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페이스북은 우리에게 라디오와 같은 것”이라며 “이를 통해 50여명의 자원봉사자들이 도움이 필요한 사람과 구호대를 연결해 주고 있다”고 말했다.
박소영기자 sosyoung@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