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불량자 속여 수수료 빼먹은 일당
신용 등급이 낮아 정상적인 금융권 대출이 어려운 서민들에게 등급 조정 후 대출이 가능하다고 속여 수수료 명목으로 거액을 챙긴 전화 대출 사기단이 경찰에 붙잡혔다.
강원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13일 대출을 미끼로 수수료를 챙긴 혐의(사기 등)로 사기단 국내 총책 남모(43)씨와 친동생인 인출책 남모(41)씨 등 3명을 구속하고 전화 상담원 이모(40)씨 등 4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남씨 등은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4월까지 강릉시의 주택가 사무실에서 신용불량자 등에게 ‘10%의 수수료를 선지급하면 신용등급을 올려 대출해 주겠다’고 속여 42명으로부터 수수료 명목으로 1억1,500만 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결과, 총책인 남씨는 지난해 9월 인터넷 등에서 20만 명의 이름과 주민번호 등이 저장된 개인정보를 30만 원에 불법 구입한 뒤 전화 상담원과 인출책 등으로 역할을 나눠 이 같은 범행을 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남씨 등은 일반 주부들을 전화 상담원으로 고용해 ‘서류 작업을 통해 신용 등급을 올려 대출이 가능하다’는 내용의 상담 시나리오를 철저히 교육해 생활비 등 급전이 필요한 서민들을 현혹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대가로 전화 상담원들은 피해자들이 대출 수수료 입금 시 10%의 성과 수당을 받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10%의 수수료를 선지급하고서라도 대출을 받으려던 서민들은 적게는 100만 원 많게는 1,000만 원에 이르는 수수료만 떼인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피해자들은 수수료만 떼였을 뿐 실제로 대출이 이뤄진 것은 단 한 건 이었다”며 “이들이 사용한 대포통장과 대포폰 유통 조직은 물론 개인정보자료 판매책 등에 대해서도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박은성기자 esp7@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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