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채태인(위) 박종윤(아래). 삼성 롯데 제공
[한국스포츠경제 함태수] KBO리그 간판 왼손 1루수 두 명이 마침내 그라운드로 돌아왔다.
삼성 채태인(33)과 롯데 박종윤(33)이 엔트리에 이름을 올리자마자 좋은 타격감을 보이고 있다. 지난 12일 대구 한화전을 통해 복귀전을 치른 채태인은 5타수 3안타(1홈런) 2타점을 수확했다. 박종윤은 9일 마산 NC전부터 뛰기 시작해 12일 사직 넥센전에서 4타수 2안타(2루타 1개)로 팀의 6연패 탈출에 앞장섰다.
채태인은 지난 시즌이 끝나고 무릎 추벽 제거 수술을 받았다. 개막 엔트리에서 빠졌고 4월10일 대구 KIA전에 앞서 전격 1군에 복귀했지만 다시 옆구리 통증으로 말소됐다. 박종윤은 3월28일 kt와의 개막전이 문제였다. 자신이 친 타구에 발등을 맞아 한 달 넘게 재활을 했다.
둘은 10개 구단 주전 1루수 가운데 3명밖에 없는 좌투좌타 1루수다. NC 테임즈와 두산 김재환은 우투좌타다. 채태인과 박종윤의 공백을 메운 구자욱(삼성) 김대우(롯데)도 우투좌타다. 한화 김태균, 넥센 박병호, LG 정성훈, KIA 필, kt 신명철은 우투우타다. 채태인과 박종윤은 SK 박정권과 더불어 왼손으로 방망이를 치고 공도 던진다.
둘은 타격도 뛰어나지만 수 년간 검증된 안정된 수비력을 갖고 있다. 삼성과 롯데가 이들에게 타석뿐 아니라 수비에서도 높은 기대를 걸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왼손 1루수가 유리한 점은 우선 번트 타구를 처리할 때 2루나 3루쪽으로 빠른 송구가 가능하다. 투수가 견제를 할 때도 오른손에 글러브를 끼고 있어 태그 과정이 물 흐르듯 이어진다. 아울러 1루와 2루 사이로 오는 타구 처리도 손쉽다. 삼성 이승엽, LG 서용빈 등이 이러한 장점을 살려 왼손 1루수로 이름을 떨쳤다.
반면 오른손에 글러브를 끼면 1루 베이스 옆을 스치며 빠져나가는 타구 처리가 어려울 수밖에 없다. 주자 3루시 내야 땅볼 타구 때도 백핸드 캐치(역동작 포구)가 아니라면 홈으로 송구하기 위해 몸을 틀어야만 한다. 시간이 그만큼 걸린다. 또 무사 1ㆍ3루에서 1루 주자가 런다운에 걸렸을 때도 1루수가 왼손잡이라면 3루 주자는 언제든 홈 쇄도를 노릴 수 있다. 협살 플레이가 진행되고 있을 때, 1루수가 홈으로 던지려면 마찬가지로 몸을 틀거나 한 바퀴 회전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채태인과 박종윤은 왼손 이점은 잘 살리면서도 불리한 점을 유연한 몸을 바탕으로 극복해낸다. 둘이 다이빙 캐치로 2루타성 타구를 막아내는 장면은 심심치 않게 접할 수 있다. 류중일 삼성 감독이 기대 이상의 수비력을 과시한 구자욱에 대해 애초 "멀었다"고 말한 것은 채태인의 플레이에 눈이 익었기 때문이다. 박종윤도 이대호의 백업을 할 때부터 수비력은 리그 정상급이라고 소문이 났었다.
결국 이 둘이 5월 중반 그라운드로 돌아오면서 양 팀 감독은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팬들도 왼손 1루수가 투타에 걸쳐 보여주는 활약을 마음껏 즐길 수 있을 전망이다.
함태수 기자 hts7@sporbiz.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