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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꿀팁] 거실 벽에 자꾸 실례하는 반려견, 못 참겠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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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꿀팁] 거실 벽에 자꾸 실례하는 반려견, 못 참겠다면?

입력
2015.05.13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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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살 수컷 시츄 봉구는 3살이 됐을 때 지금의 보호자를 만났다. 봉구는 입양이 되자마자 중성화 수술을 받았지만 집안에서 가구, 방문, 벽 등 이곳저곳에 마킹(영역표시를 위해 소변을 보는 행동)을 했다. 봉구의 마킹이 3년 동안 계속되자 보호자의 인내심은 한계에 달했다.

집안에서 마킹을 했을 때 큰소리로 혼낸다거나 물리적 체벌을 가하지 말아야 한다. 게티이미지뱅크
집안에서 마킹을 했을 때 큰소리로 혼낸다거나 물리적 체벌을 가하지 말아야 한다. 게티이미지뱅크

마킹은 대부분의 반려견들에게서 나타나는 정상행동이다. 수컷 반려견들에게서 주로 나타나지만 일부 암컷들도 마킹을 한다. 마킹은 반려견들에게 의사소통 수단이자 존재를 증명하는 수단이다. 주로 집 밖에서 다른 개들이 남긴 냄새를 맡고 자신의 냄새를 남김으로써 사회적인 동물의 자연스러운 본능을 표출한다.

그러나 반려견이 집에서 마킹하는 것은 보호자 입장에서 참을 수 없는 스트레스가 될 수 있고, 심하면 파양을 선택하는 경우도 있다. 냄새가 배는 문제도 심각하지만 기물 파손으로까지 이어진다면 화를 참을 수 있는 보호자는 많지 않다. 하지만 반려견이 보호자의 기분을 상하게 하기 위해 마킹을 하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면 반려견이 집안에서 마킹을 하는 이유는 뭘까?

1. 중성화 수술 여부

중성화가 안된 수컷이 수술을 받으면 50 % 이상은 마킹을 더 이상 하지 않는다. 하지만 수컷이 중성화 수술을 받지 않은 채로 집안에서 마킹을 오래 했다면 교정하기가 힘들다. 따라서 집안에서 마킹하는 것을 발견했다면 방치하지 말고 빠른 시일 내에 중성화 수술을 시켜주는 것이 좋다. 또한 중성화 수술이 안 된 수컷은 집주변이나 이웃집에 발정 중인 암컷이 있을 경우 안절부절 못하며 집 밖으로 나가려고 시도하고 집안에 마킹을 할 수 있다. 이런 경우 수컷은 지나친 스트레스에 시달릴 수 있으며 더 나아가 전립선 관련 질병이 유발될 수도 있다.

암컷도 발정기에는 수컷에게 신호를 보내기 위해 이곳저곳에 냄새를 남기는데, 외출을 하지 못하고 집안에만 있다면 집안 여기저기에 마킹을 할 수 있다.

2. 가족구성원과 환경의 새로운 변화

보호자의 아기가 태어나진 않았는지, 새로운 개나 고양이가 입양되지 않았는지, 잠시 집 안에 다른 사람들이 들어와 함께 생활하지 않았는지 질문을 던져봐야 한다. 또 이사 등으로 새로운 환경에 놓일 때도 마킹을 시작할 수 있다. 이럴 땐 일시적으로 마킹을 했다가 그만 두기도 하나 관계나 환경에서 오는 불안감이 해소되지 않는다면 오랜 기간 지속될 수 있다. 관계나 환경에서 오는, 깊이 내재된 심리적 불안은 단순한 마킹 문제가 아니며 개별적이고 심층적인 행동치료가 필요하다.

3. 질병 여부

방광염 등 비뇨기관 계통의 질병, 당뇨병 등 호르몬 관련 질병이 있지 않은지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 이런 질병에 걸렸을 때도 마킹을 자주 하거나 지정된 장소 이외에 평소보다 잦은 횟수로 소변을 볼 수 있다.

하루에 짧게라도 집 밖에서 마킹을 할 수 있게 해 주면 도움이 된다. 게티이미지뱅크
하루에 짧게라도 집 밖에서 마킹을 할 수 있게 해 주면 도움이 된다. 게티이미지뱅크

일단 집안에서 마킹하는 문제가 발생하면 전문가의 도움을 요청해 정확한 원인분석과 개별적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지만, 전문가를 찾기 전에 간략하게 시도해 볼 만한 해결방안은 다음과 같다.

첫째, 하루에 짧게라도 자주 집 밖에 나가 마음껏 마킹을 할 수 있게 해준다. 마킹은 반려견이 자신의 존재를 보여주는 어느 정도 기본적인 욕구이므로, 집 안에서 마킹을 하지 못하게 하는 대신 밖에서라도 실컷 하게 해주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둘째, 집안에서 마킹을 했을 때 큰소리로 혼낸다거나 물리적 체벌을 가하지 말아야 한다. 마킹과 보호자의 꾸짖음을 연결시켜 생각함으로써 보호자가 있을 때만 마킹을 안하고 보호자가 없을 때 집안에서 마킹할 수 있다. 보호자가 없을 때 하는 마킹은 교정하기가 더욱 힘들다.

셋째, 마킹하려고 시도하는 모습이 보인다면 마킹하기 직전에 “앉아” “엎드려” 또는 “이리로 와” 같은 기본적인 지시를 하고 지시에 따르면 맛있는 간식이나 사료를 제공한다. 단 마킹이 이미 시작되었는데 지시를 하고 보상하는 일은 피해야 한다. 그러면 마킹 행위에 대한 보상으로 착각해 오히려 심해질 수 있다.

넷째, 반려견은 자신이 마킹했던 곳에 반복적으로 마킹하는 습관이 있으므로 한번 마킹한 자리의 소변 냄새가 확실히 없어지도록 효소세제나 약국에서 구입할 수 있는 70% 에탄올 소독용액을 충분히 적셔 깨끗이 닦아줘야 한다. 염소나 암모니아가 들어간 세제는 냄새를 확실히 제거하지 못하므로 사용하지 않도록 한다.

이혜원 동물보호시민단체 카라 정책국장(수의학박사ㆍ유럽수의임상행동학회 정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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