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서 모인 다양한 직원 구성
구글코리아, 이달 들어 사내 교육
첫인상 포함 선입견 버리기 우선
경계해야 할 언행 구체적 제시도
페이스북ㆍ삼성전자도 다양성 교육
전 세계 유명 정보기술(IT) 업체들은 요즘 새로운 싸움을 벌이고 있다. 바로 직원들이 갖고 있는 편견과의 싸움이다.
구글 페이스북 삼성전자 같은 대기업들은 전세계에서 인재를 뽑다 보니 다양한 국적과 다양한 인종의 사람들이 섞여 있다. 따라서 서로 다른 문화가 충돌하며 본의 아니게 다른 직원에게 불편을 주지 않도록 무의식적 편견에서 나오는 언행을 없애기 위한 교육을 벌이고 있다.
구글코리아 직원들은 이달들어 무의식적 편견을 없애기 위한 사내 교육을 받고 있다. 미국 구글 본사 차원에서 실시하는 다양성 훈련의 일환으로 미처 의식하지 못하고 내뱉는 말이나 행동 때문에 다른 사람이 소외감을 느끼지 않게 하는 것이 목표다.
우선 선입견을 의식적으로 버릴 수 있도록 여러 가지 방법을 가르친다. 예를 들어 ‘첫인상’이라는 것에 항상 의문을 갖도록 강조한다. 상대를 예단하지 않도록 자신이 내린 판단에 대해 다른 사람들에게 이유를 조목조목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역설적으로 편견을 가슴 속에 품지 말고 드러내 말하는 분위기를 만들라고 권한다. 그런 과정을 거쳐야 어떤 것이 편견인지 깨닫고 생각 하지 못한 부분을 고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구글은 경계해야 할 말이나 행동을 구체적으로 제시해 표본으로 삼도록 했다. 가령 다국적 사람들이 모여있으면 모두가 알아들을 수 있는 언어만 사용하고, 연장자를 배려하는 듯한 말은 도리어 상처를 줄 수 있으므로 피해야 한다.
신체 접촉은 되도록 하지 말라고 권한다. 어떤 문화권에서는 어깨를 두드리는 행동이 친밀감의 표시일수 있지만 다른 문화권에서는 불쾌하게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구글은 지난해부터 미 하버드대 자료를 인용해 이 같은 무의식적 편견 없애기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까지 전 세계 직원 5만여명 가운데 절반 이상이 교육을 받았다. 교육 성과가 직원들의 평가에 반영되지 않지만 부서장 평가시 참고 사항으로 활용된다.
이처럼 구글이 눈에 보이지 않는 편견 철폐에 집중하는 이유는 이성적 판단에도 편견이 개입되기 때문이다. 구글 다양성 훈련을 담당하는 본사 인재경영팀의 브라이언 웰 총괄은 “매 순간 우리는 1,100만개의 크고 작은 정보를 받아들이지만 의식적으로 해석하고 판단하는 것은 40개 정도”라며 “99.999%에 이르는 정보들이 무의식 중에 처리된다”고 설명했다.
뿌리깊은 편견은 인력 구성에서도 뚜렷하게 나타난다. 구글은 전 세계 직원 10명 중 7명이 남성이고, 미국 임직원의 61%가 백인이다. 흑인은 미국 직원 100명 중 단 2명뿐이다. 애플, 페이스북 등도 남성 직원 수가 여성의 두 배가 넘고, 혼혈인 등 소수인종은 전체 10%에 미치지 못한다. 이에 웰 총괄은 “여성 임원이 더 많은 기업은 남성 임원이 더 많은 기업보다 생산성이 53% 더 높다”며 “기업 성공을 위해 다양성을 인정하는 것이 필수”라고 말했다.
페이스북도 구글과 비슷한 형태의 사내 다양성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삼성전자도 마찬가지다. 직원들에게 다양한 지역의 문화를 이해하기 위한 다양성 교육을 수시로 실시한다. 삼성 관계자는 “전세계를 상대로 사업을 하는 만큼 앞으로 외국인 직원이 더 많아질 것”이라며 “기업이 지속성장하려면 다양한 인종과 국적의 직원들이 차별이나 편견없이 근무할 수 있는 환경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서희기자 sh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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