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인세 등 노선갈등 결론낼 것"
취임 100일을 맞은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내가 잘한 게 뭐 있노”라며 웃었다. 12일 출입기자 간담회에서 “100일 동안 가장 잘 한 게 뭐라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받고서다. 임기 중 가장 큰 과제로 여겼던 공무원연금 개혁안 처리 시한(5월 6일)을 지키지 못했다는 의미였다. 그러면서 그는 “국회에서 협상을 하는 한 제 책임”이라고 할 뿐, 공무원연금 개혁에 제동을 건 청와대나 당내 반대파에 대한 책임은 일절 거론하지 않았다.
유 원내대표를 두고 당내에선 전임자 누구보다 확실히 자리매김한 원내대표라는 평가가 많다. ‘신보수 선언’으로 주목 받은 국회 대표연설 덕분이다. 그는 당시 ‘새누리당=친재벌ㆍ친부자’이라는 프레임을 깨지 않고서는 당의 미래가 없다는 판단을 연설문에 담았다. 그는 특히 경선 출마선언문에서는 “변화와 혁신에 앞장서 총선 승리를 바치겠다”고 약속했다.
유 원내대표는 이날 간담회에서 또다시 총선 승리를 화두로 꺼냈다. 그는 “난 총선 승리를 약속하고 선출된 사람”이라며 아직 11개월이나 남은 총선에 대비한 청사진까지 내비쳤다. 당 소속 의원들과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가칭 ‘총선 정책 기획단’을 구성해 서둘러 총선을 대비하겠다는 포석이다.
유 원내대표는 그러면서 ‘국회선진화법’으로 불리는 국회법의 재개정을 추진하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충분히 토론하고 다수결로 표결하는 국회를 만드는 데 방해가 되는 선진화법이라면 개정할 필요성이 있다”는 것이다. 그는 “19대 국회에서 새누리당이 개정안을 만들어 야당과 협상을 거쳐 내년 총선 전 통과시키고, 법 적용은 20대 국회부터 하면 명분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유 원내대표는 또 “(총선에 앞서) 당내 노선 갈등은 피할 수 없기 때문에 한바탕 해서 바뀌든, 바뀌지 않든 결론을 내야 한다”면서 노선 투쟁도 불사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그는 특히 “법인세와 관련해선 지금부터 토론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라면서 법인세 증세 논쟁의 공론화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는 또 “당초 계획이었던 5월에는 어렵겠지만 정기국회 이전에는 반드시 하겠다”며 ‘증세ㆍ복지 의원총회’ 역시 추진할 뜻을 내비쳤다.
공무원연금 개혁에 제동이 걸리면서 유 원내대표의 리더십도 위기에 봉착했지만 당내에서는 그의 리더십은 ‘계속 형성 중’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그는 “대선주자로서 기대가 커졌다는 평가를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아직 답할 준비가 안됐다”고 말했다.
김지은기자 lun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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