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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선수 주축 태권도시범단 입장 박수갈채… 세계선수권 개막식 남북 화합의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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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선수 주축 태권도시범단 입장 박수갈채… 세계선수권 개막식 남북 화합의 장

입력
2015.05.13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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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태권도연맹(WTF) 시범단이 12일 러시아 첼랴빈스크 트락토르 아레나에서 열린 2015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 개회식에서 시범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세계태권도연맹 제공
세계태권도연맹(WTF) 시범단이 12일 러시아 첼랴빈스크 트락토르 아레나에서 열린 2015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 개회식에서 시범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세계태권도연맹 제공

12일 오후(이하 한국시간) 러시아 첼랴빈스크의 트랙터 아레나에서 열린 2015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 개막식. 국제태권도연맹(ITF) 시범단이 무대에 오르자 박수가 쏟아졌다. 러시아, 체코 선수 4명을 포함해 18명이 시범을 보인 북한 주도의 ITF는 시범 자격이지만 한국 주도의 세계태권도연맹(WTF) 대회에 첫 선을 보이는 자리다.

북한 선수들은 지난 8일 고려항공 편으로 평양을 출발해 블라디보스톡과 모스크바를 거쳐 9일 러시아 첼랴빈스크에 도착했다. 배능만 단장이 이끄는 ITF 시범단은 오후 6시부터 시작된 개막식에서 약 20분 동안 대련과 고공 격파 등의 실력을 선보였다. 북한의 조선태권도위원회 부위원장을 맡고 있는 배 단장은 2007년과 2011년에도 북한 선수들을 이끌고 미국을 방문해 시범 공연을 펼친 적 있지만 WTF 대회 참가는 처음으로 일찌감치 비상한 관심을 모았다.

이날 한국과 북한 주도의 양 태권도연맹이 한 자리에 모인 건 분열과 반목을 거듭해 온 태권도 통합을 위해 두 태권도 연맹 총재가 10년 넘게 기울인 노력의 결실이다. 세계 태권도계는 ITF 시범단의 이번 공연으로 향후 양 연맹이 협력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2011년 미국인 최초로 북한에서 태권도학 박사학위를 받은 조지 바이탈리씨는 “이번 교류를 기점으로 두 태권도 연맹 선수들이 화합의 장을 마련할 수 있는 길에 다가섰다”고 말했다. 북한의 장웅 ITF 총재는 당초 예정과 달리 이번에 동행하지는 않았다. 조정원 세계태권도연맹(WTF) 총재는 지난해 11월 장 총재에게 이메일을 보내 시범단 초청 의사를 밝혔고, 1월 공식 초청장도 보냈다. WTF 소속 국가협회가 장 총재 등 ITF측 인사를 주관 대회나 행사에 초청한 적은 있지만 이들을 공식 초대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는 양 단체가 지난해 체결한 의향서에 따른 것이다. 조 총재와 장 총재는 지난해 8월 제2회 유스올림픽이 열린 중국 난징에서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 입회 하에 태권도 발전을 위한 의향서에 서명했다. 장 총재는 지난 2월 ‘미국의 소리(VOA)’와 인터뷰에서 “의향서 집행의 일환으로 이번에 조정원 총재 쪽에서 초청한 것을 받아들였다”면서 “서로 인정하고 양쪽이 다 개방해서 경기에 서로 참가하게 하는 물꼬를 터 놓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이번 참가 배경을 밝힌 바 있다. 의향서에는 WTF와 ITF 소속 선수들이 서로의 경기 규칙을 준수하면서 상대 단체가 주최하는 대회와 행사에 교차 출전할 수 있게 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현재 올림픽에는 IOC가 인정하는 유일한 태권도 종목 국제경기단체인 WTF 소속 선수들만 출전할 수 있다.

첼랴빈스크(러시아)=성환희기자 hhs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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