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승모(52) 전 경남기업 부사장이 홍준표(61) 경남지사 측의 ‘배달사고’의혹 제기에 대해 “홍 의원이 말씀하시는 것은 그분의 자유인데 내가 뭐라고 하겠나”라고 말했다. 윤 전 부사장은 2011년 6월 한나라당 대표 경선 당시 성완종(64ㆍ사망) 전 경남기업 회장에게서 1억원을 받아 홍 지사에게 전달한 인물로 알려져 있다.
윤 전 부사장은 12일 오전 진료를 받기 위해 서울의 한 종합병원을 찾았다가 배달사고 의혹에 대한 입장을 묻는 취재진 질문에 “난 밖에서 어떤 얘기도 안 한다. 검찰에서 다 한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그 동안 ‘장외’에서 무혐의를 주장하는 홍 지사 측과 달리 돈을 건넨 날짜 등에 대해 함구해왔다. 그러나 이 날 윤 전 부사장은 홍 지사 쪽의 배달사고 의혹 제기에 대해 ‘그 분의 자유’란 반응을 보여 사실상 공개적으로 의혹을 부인했다. 그는 더 자세한 얘기는 하지 않은 채 “검찰에서 얘기하겠다”며 서둘러 자리를 피했다.
홍 지사는 앞서 11일 경남도청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2012년에도 큰 거 하나(1억원)를 윤씨를 통해 도지사 선거 캠프에 전달하라고 했는데, 배달사고가 났다’고 모 지자체장이 전해왔다”며 2011년의 1억원도 배달사고 의혹이 짙다고 주장했다. 홍 지사 측은 윤 전 부사장이 수시로 말을 바꾸고 있다며 진술의 신빙성도 흔들고 있다. 하지만 검찰은 “윤씨의 진술은 구체적이고 일관적”이라는 입장이다.
검찰은 홍 지사 측근들이 윤 전 부사장을 회유했다는 의혹을 확인 하기 위해 전날 홍 지사의 전 보좌관 출신인 한 지방대 총장 엄모(59)씨를 소환해 조사했다. 윤 전 부사장은 검찰에서 엄씨와 청와대 정무비서관 출신 김해수씨가 홍 지사 사건을 놓고 자신을 회유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손현성기자 hsh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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