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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임야구협회장, 출발부터 보복성 발언 '눈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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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임야구협회장, 출발부터 보복성 발언 '눈살'

입력
2015.05.12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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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희 협회장 선출되자마자 "패거리" 운운… 화합에 찬물

박상희 대한야구협회 회장 연합뉴스
박상희 대한야구협회 회장 연합뉴스

극심한 내분으로 홍역을 치른 대한야구협회(KBA)가 새 회장 선거까지도 적나라한 자중지란을 드러내며 사실상 아마추어야구 대표기관으로서의 설 자리를 잃었다.

12일 서울가든호텔에서 열린 대한야구협회 2015년도 임시 대의원 총회에서 박상희 협회 수석 부회장과 김종업 협회 회장 직무대행, 2명이 후보로 나선 가운데 10대 9의 1표 차이로 박 수석 부회장이 제22대 협회 회장으로 선출됐다. 이날 총회는 지난 3월 이병석 전 회장이 국회의원 겸직금지 규정에 따라 자진 사퇴한 이후 공석이 된 협회장을 뽑는 자리였다. 그런데 박 회장은 당선 직후 “어려운 야구협회다. 선거까지 온 것도 이해하기 어렵다. 협회 돈을 자기 돈처럼 빼먹는 패거리가 있다”며 새 회장으로서의 자질을 의심할 만한 발언으로 총회장을 아수라장으로 만들었다. 과정이야 어찌 됐든 투표로 선출된 회장이라면 화합과 소통을 강조하는 것이 상식임에도 마치 선거 활동 과정에서 자신을 향한 부정적 시선에 대한 분풀이라도 하듯‘패거리’라는 저질스러운 단어를 수 차례 언급했다. 이에 한 대의원은 나눠준 유인물을 내팽개치며 회장석 쪽으로 접근하다 몸싸움 끝에 제지 당하는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박 회장은 “협회를 과감하게 혁신하겠다. 똑바로 서는 협회를 만들겠다”며 “과감한 개혁을 해서 국민 스포츠로서 사랑받는 협회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야구 발전을 위한 개혁이라기보다 자신의 반대 진영에 섰던 인사들에 대한 보복성 발언으로밖에 들리지 않았다. 때문에 박 회장이 당선 소감을 마친 뒤에도 박수는 나오지 않았다.

협회는 지난 3월 이 전 회장이 자진 사퇴한 이후에도 협회 내에서 맞고소 전이 벌어지는 등 추악한 모습을 보였다. 이 전 회장의 잔여임기인 1년 9개월 동안 협회를 이끌게 된 박 회장은 한국야구위원회(KBO)를 향해서도 비판의 화살을 겨눴다. 그는 “KBA가 KBO와 비교해서 부족한 게 뭐가 있는가. 왜 KBO가 우리를 지원해주는 것처럼 일부 사람들이 고개를 숙이는지 모르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회장은 “KBA가 자유롭게 쓸 수 있는 돈은 연간 30억원이고, KBO는 수입과 지출을 빼면 70억~80억원 정도다. 과거에는 스포츠토토 지원금을 KBO를 통해 받았지만, 이제는 문화체육관광부를 통해 직접 받는다. KBO에 굽실거릴 이유가 전혀 없다. 샅바싸움을 해야 한다”며 KBO와 상생이 아닌 대치 논리를 펼쳐 또 다른 논란을 낳을 것으로 보인다.

성환희기자 hhs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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