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대 연봉의 유명강사가 설마…” 노인 울린 전직 자산설계사
서울 송파경찰서는 고객들의 금융상품 투자금을 투자 손실금 회복 등에 유용한 혐의(사기)로 자산설계사 출신 이모(41ㆍ여)씨를 구속했다고 12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씨는 2009년 11월부터 2010년 4월까지 강남 일대 부유층 노인들에게 접근, 투자금 총 3억4,800여만원을 입금 받아 본래 목적과 다른 용도로 사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씨는 자신이 강사로 있던 자산관리세미나에서 만난 김모(84ㆍ여)씨 등에게 “보험 선납금을 맡기면 주식 연계 보험상품을 설계해 고수익을 보장하겠다”고 유혹했다. 그러나 이씨가 실제 투자에 사용한 돈은 5,000여만원에 불과했다. 나머지는 다른 주식투자 손실금을 갚거나 고객들에게 수익금을 지급하는 등 ‘돌려막기 영업’에 사용된 것으로 드러났다.
조사결과 이씨는 5년 전까지 서울 강남 소재 A자산관리회사에서 우수한 실적으로 억대 연봉을 받으며 3년 연속 ‘탑클래스(1등 영업사원)’에 선정될 정도로 승승장구했다. 그런 이씨도 고객 자산을 관리하는 과정에서 큰 규모의 손실을 보거나 실적 유지 압박에 시달리는 상황은 피할 수 없었다. 이씨는 문제를 해결하려 개인 대출을 받거나 가족들 돈 수억원을 끌어들이기도 했지만 충분하지 않았고, 결국 고객들 돈에까지 손을 대면서 쇠고랑을 차게 됐다. 경찰 관계자는 “이씨가 추천한 금융상품은 존재하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며 “설계사 개인 계좌로 입금을 요구하는 경우 투자 사기 가능성이 많아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장재진기자 blanc@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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