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선 8강전 제3국
백 강동윤 9단 흑 이동훈 3단



장면 8 앞에서 이미 설명했듯이 강동윤이 △로 끊었을 때 흑의 응수가 상당히 까다로워 보였는데 이동훈은 뜻밖에 간단한 해결책을 준비해 놓고 있었다. 1, 2를 교환한 다음 A로 둬서 백 석 점을 잡지 않고 3으로 위쪽 백 한 점을 먼저 단수 친 게 진작부터 읽어 두었던 임기응변의 묘수다.
강동윤이 일단 4, 5를 교환했지만 결국 6으로 잇지 않을 수 없다. 이 교환으로 인해 흑에게 한 수 여유가 생겼기 때문에 A가 아니라 바로 7로 눌러서 백 두 점을 잡을 수 있게 됐다. 부분적으로만 본다면 백이 △로 끊어서 오히려 손해 본 셈이지만 대신 백은 B나 C가 모두 절대 선수여서 이제는 10, 12로 중앙 흑돌을 끊는 수가 성립한다. 참고1도나 참고2도 모두 흑이 안 된다.
결과적으로 이 바꿔치기는 흑이 백돌 두 개, 백은 흑돌 세 개를 잡아서 실리로는 백이 약간 이득 봤지만 대신 흑은 중앙 부근이 깔끔하게 정리돼서 모든 불안 요인이 사라졌으므로 전혀 불만이 없다. 국후 이동훈도 이즈음에는 확실히 자신이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이 들었다고 말했다.
박영철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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