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 박종민] 다음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리버풀의 유니폼을 입고 뛰는 한국인을 볼 수 있을까.
기성용(26·스완지시티)에 이어 손흥민(22·레버쿠젠)도 리버풀행 가능성이 제기됐다. 영국 스포츠전문매체 기브미스포트는 12일(한국시간) "손흥민, 리버풀행이 이상적"이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그의 EPL 진출에 힘을 실었다.
축구 칼럼니스트 벤 카터가 이 같이 주장한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카터는 손흥민의 플레이 스타일을 들었다. 그는 손흥민에 대해 "빠르고 활동량이 많으며 문전에서도 침착하다"고 짚었다. 이어 "손흥민은 아스널의 산티아고 카소를라처럼 양발을 사용할 수 있다"고 칭찬했다.
카터는 손흥민의 플레이스타일이 리버풀에 들어맞을 것이라 예상했다. 손흥민의 영입은 브랜든 로저스 리버풀 감독에게 굉장한 일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리버풀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나 첼시에 비해 주전 경쟁이 덜 치열하다. 손흥민이 주전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나오는 이유다.
손흥민의 리버풀행이 긍정적인 또 하나의 이유는 '라이벌' 맨유의 존재 때문이다. 카터는 루이스 판 할 맨유 감독의 최근 발언을 되새겼다. 판 할 감독은 '신예' 멤피스 데파이(21)를 영입하면서 "득점력 있는 윙어는 전 세계에 많지 않다"고 말했다. 카터는 판 할 감독이 손흥민을 간과했다며 "손흥민은 분데스리가 최고의 공격형 윙어"라고 설명했다.
결국 데파이를 불러들인 맨유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손흥민의 영입이 절실하다는 주장이다. 리버풀은 올 시즌 18승8무10패 승점 62점(5위)으로 승점 68점(20승8무8패, 4위)인 맨유에 뒤져 있다. 선수 보강에 소홀할 경우 내년에도 자존심을 구길 수 있다.
리버풀은 예전부터 아시아 선수 영입에 초점을 맞춰온 팀이다. 2004년부터 동팡저우(중국), 박지성, 카가와 신지(일본)를 차례로 영입한 맨유의 수완을 가까이서 지켜봤다.
앞서 10일에는 축구 칼럼니스트 존 듀어든이 칼럼에서 기성용에 대한 리버풀의 관심을 언급했다. 그는 기성용 부친 기영옥 광주FC 단장의 발언을 인용해 기성용의 리버풀행을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기영옥 단장은 지난 4월 방송에 나와 기성용의 빅클럽행이 현실화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당시 그는 아들의 차기 행선지로 리버풀이 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리버풀은 기성용이나 손흥민이 가기에 제격인 클럽이다. 패스 성공률이 90%를 웃도는 데다 물오른 골 감각으로 EPL 최고의 미들라이커(미드필더+스트라이커)로 떠오르고 있는 기성용은 올 시즌을 끝으로 팀을 떠나는 스티븐 제라드의 공백을 메울 수 있는 선수다.
손흥민의 리버풀행 시나리오도 나쁘지 않다. 분데스리가서 펄펄 날던 카가와가 EPL에서 적응에 실패한 이유는 부족한 피지컬과 출전시간 때문이었다. 반면 손흥민은 피지컬에서 크게 약점을 보이지 않고 있다. 리버풀의 공격자원을 살펴봐도 주전 경쟁에서 뒤처질 확률은 높지 않다.
12일 유럽축구연맹 홈페이지 기준 리그 순위에서 EPL은 80.391점(2위)으로 분데스리가(79.129점)보다 한 단계 위에 있다. 손흥민에겐 동기부여 요소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 손흥민.
박종민 기자 mini@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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