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오디션 프로그램의 대명사이자 신인 가수의 등용문으로 많은 사랑을 받아온 '아메리칸 아이돌'이 내년 봄 15번째 시즌을 끝으로 대장정을 마감한다.
이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미국 폭스 방송은 14번째 시즌의 결승전을 이틀 앞둔 11일 아메리칸 아이돌이 내년 봄 방송을 마지막으로 막을 내린다고 발표했다.
진행자 라이언 시크레스트를 비롯해 배우 겸 가수 제니퍼 로페즈, 배우 니콜 키드먼의 남편이자 뉴질랜드 출신 팝스타 키스 어번, 배우 겸 가수 해리코닉 주니어가 심사위원으로 마지막 시즌을 함께 한다.
시청자와 심사위원 앞에서 노래 경연을 펼쳐 우승자를 가리는 방식의 아메리칸 아이돌은 2002년 6월 첫 시즌이 전파를 탄 이래 '미국 TV 프로그램 사상 가장 영향력 있는 쇼'라는 찬사와 함께 10년 이상 큰 인기를 끌었다.
그래미상을 세 차례 받은 시즌 1 우승자 켈리 클락슨을 필두로 시즌 4 챔피언으로 아메리칸뮤직어워드(8회), 그래미상(7회)을 휩쓴 케리 언더우드 등 미국 팝계의 특급 스타들이 이 프로그램을 통해 탄생했다.
시즌 2의 준우승자로 높은 인지도를 자랑하던 클레이 에이큰은 지난해 민주당 간판으로 노스캐롤라이나주 연방 하원의원 선거에 나섰으나 공화당 후보에게 패해 낙선하기도 했다.
한국을 비롯한 전 세계 가요 오디션 프로그램에 큰 영향을 끼친 아메리칸 아이돌이 문을 닫는 까닭은 저조한 시청률에 있다.
해마다 1월 시작하는 것으로 고정된 2003년 두 번째 시즌부터 아메리칸 아이돌은 2011년까지 연평균 2,000만명 이상을 TV 브라운관 앞에 끌어모아 장안에 화제를 뿌렸다.
이 기간 비스포츠 프로그램으로 시청률 1위에 오른 것은 아메리칸 아이돌 뿐이다.
시청률 조사기관 닐슨은 2006년 방영된 시즌 5 프로그램의 평균 시청자 수를 3,100만명에 육박한 것으로 집계했다.
지상파 방송 4사 중 시청률 최하위로 고전을 면치 못하던 폭스는 매해 '효자' 아메리칸 아이돌의 시즌 개막 시점부터 경쟁 채널을 따돌리고 시청률 꼴찌에서 1위로 올라서며 큰 수익을 올리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 시즌 시청자 수가 1,030만명으로 예년의 절반 수준으로 급감한 데 이어 올해 14번째 시즌에는 900만명으로 또 줄어들면서 폭스 방송이 결국 프로그램 폐지로 가닥을 잡았다고 경제전문 방송 CNN 머니는 분석했다.
송옥진기자 click@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