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체가 만료 전 할인 회원권 남발
재단, 사용료 16억 반환소송 패소
경기도 산하 (재)경기도수원월드컵경기장관리재단(이하 재단)이 스포츠센터 위탁운영 계약을 허술하게 맺어 옛 업체가 미리 챙긴 장기회원들의 사용료 15억여원을 고스란히 물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11일 경기도 등에 따르면 재단은 2007~2013년 스포츠센터를 위탁 운영했던 A사를 상대로 15억9,500여만원 상당의 시설사용료 반환청구소송을 수원지법에 냈다가 지난달 10일 패소했다. 소송은 A사가 2013년 10월 계약 만료를 앞두고 2~12개월 장기 회원권을 20~30% 할인 판매해 얻은 사용료를 되돌려 받기 위한 것이었다. 재단은 같은 해 11월부터 새로 위탁을 맡은 B사가 수입도 없이 회원 관리만 떠안게 됐다고 반발, 이를 변제할 처지에 놓이게 되자 ‘고육책’으로 소송을 냈었다.
하지만 수원지법 민사13부(부장 김진동)는 재단의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고 기각했다. 재판부는 스포츠센터를 직영했던 재단이 2007년 7월 A사에 처음 위탁을 줄 때도 장기회원의 사용료(10억여원)를 정산하지 않았고 3년 뒤 재계약 때도 ‘기 납부된 시설사용료는 정산하지 않는다’고 협약을 맺는 등 반환할 근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재단은 이번 판결로 현재까지 물어준 9억여원 이외 나머지 7억여원 상당도 B사에 마저 지급해야 할 판이다. 임대수익사업 부실로 3,4월 직원들의 급여 지급도 미룬 재단에 대형 악재가 또 터진 것이다.
재단은 2004년부터 월드컵경기장 내에서 2,600여㎡ 규모의 웨딩홀을 운영하고 있던 C사가 지난해 수개월 치 임대료 5억4,000만원을 내지 않고 폐업하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해 3월 이전한 팔달구 임시청사 자리 1ㆍ2층 5,640여㎡도 신규 입점하려던 업체의 투자지연으로 수개월째 비어 연간 10억 원에 달하던 임대수익마저 사라진 상태다.
이런 와중에 재단은 스포츠센터 위탁업체인 B사에게서 올 3~5월 임대료 5억 원을 미리 받아 지난해 경영수지를 흑자인 것처럼 꾸민 뒤 억대 성과급 잔치를 벌여 비난을 받고 있다.(본보 1일자 16면)
유명식기자 gij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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