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레이어스 연장 4차전서 극적 우승
미국프로골프(PGA) 동료들로부터 ‘거품’으로 평가된 리키 파울러(27ㆍ미국)가 제5의 메이저대회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우승을 차지하며 자존심을 회복했다.
파울러는 11일 미국 플로리다주 폰테베드라비치의 소그래스TPC(파72ㆍ7,215야드)에서 열린 대회 최종 라운드에서 합계 12언더파 276타를 친 후 연장 접전 끝에 우승 트로피를 낚았다.
케빈 키스너(31ㆍ미국), 세르히오 가르시아(35ㆍ스페인)와 동타를 이룬 파울러는 연장 4차전까지 가는 진땀승부 끝에 키스너를 따돌리고 우승 상금 180만달러(19억5,000만원)의 주인이 됐다.
파울러는 지난해 US오픈과 브리티시오픈에서는 공동 2위를 차지했고, PGA 챔피언십에서 공동 3위에 오르는 등 꾸준한 성적을 내온 선수다. 지난해 마스터스에서는 공동 5위, 올해 마스터스에서는 12위를 차지하는 등 준수한 실력을 자랑한다.
하지만 오렌지 셔츠와 바지를 즐겨 입는 독특한 패션 감각과 인디언과 일본계 혈통을 이어 받은 독특한 가계 등 실력 외의 요소들이 더 많은 주목을 받았다. 파울러는 현재 세계랭킹 12위에 올라있지만 PGA투어 우승은 2012년 웰스파고 챔피언십에서 단 1승만을 거둬 동료들의 인색한 평가에 시달렸다. 미국 골프전문 매체 골프닷컴이 지난주 PGA 투어 선수들을 대상으로 한 익명의 설문에서 파울러는 이언 폴더(잉글랜드)와 함께 ‘투어에서 가장 과대평가 된 선수’로 꼽히기도 했다.
파울러는 자신을 향한 ‘과대 평가’논란에 종지부를 찍겠다는 듯 연장 접전에서 극적인 우승 장면을 만들어냈다. 파울러는 17번홀에서 치러진 네 번째 연장전에서 승부를 냈다. 키스너의 티샷이 홀 3m 떨어진 곳에 굴러간 사이, 파울러는 티샷으로 공을 홀 1.5m에 붙였다. 이어 키스너의 버디 퍼트가 빗나가자, 파울러는 지체 없이 버디를 잡아내 접전을 마무리했다.
특히 파울러는 워터 해저드로 악명 높은 17번홀에서 정규 라운드 세 차례와 연장전 두 차례를 포함, 다섯 번이나 버디를 잡아내며 갤러리의 박수갈채를 받았다.
한편 지난주 캐딜락 매치플레이에서 우승한 랭킹 1위 로리 매킬로이(26ㆍ북아일랜드)는 공동 8위(8언더파 280타)에 머물렀다. 타이거 우즈(40ㆍ미국)는 합계 3오버파 291타, 공동 69위로 대회를 마쳤다. 재미동포 케빈 나(32)는 공동 6위(9언더파 279타), 배상문(29)은 합계 4언더파 284타로 공동 30위에 자리했다.
이현주기자 memor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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