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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체육진흥공단 또 비리… 이번엔 과장이 용역수주 3억대 수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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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체육진흥공단 또 비리… 이번엔 과장이 용역수주 3억대 수뢰

입력
2015.05.11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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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직 순환 지침 없는 구조적 문제로

업체들과 유착 고리 형성하기 쉬워

국민체육진흥공단 정보화기획팀 과장으로 근무하던 조모(41)씨는 2010년 선물투자로 큰 손실을 입고 빚더미에 올랐다. 빚 독촉에 시달리던 조씨는 이듬해 정보기술(IT)업체 대표 김모(53)씨에게 접근했다. ‘저소득층 스포츠 관람 바우처 사업’과 관련한 용역수주를 도와주겠으니 돈을 달라는 제안이었다. 그 대가로 그는 1,400만원을 뇌물로 받아 챙겼다.

일이 의외로 술술 풀리자 조씨의 범행은 거칠 것이 없었다. 그는 공단 용역수주를 미끼로 지난해 10월까지 13개 IT업체에서 47차례에 걸쳐 3억1,200만원을 뜯어냈다. 용역 계약을 체결한 업체들에 견적가를 부풀려 청구하게 한 뒤 차액을 되돌려 받는 수법으로 공단자금 770만원도 빼돌렸다.

순탄했던 조씨의 횡령 행각은 공단 내 다른 전ㆍ현직 임직원들의 비리 문제가 터지면서 꼬리를 밟혔다. 경찰은 지난해 11월 공단자금으로 지인들에게 선물을 한 정정택(69ㆍ불구속) 전 공단 이사장과 선물 납품 가격을 부풀려 차액을 가로챈 홍보실장 김모(53ㆍ구속)씨 등을 적발했는데, 수사 과정에서 조씨와 관련된 첩보가 포착된 것이다. 비슷한 시기 정 전 이사장의 비리 건으로 내부 감사에 착수한 공단도 조씨의 횡령 사실을 파악해 경찰에 고발한 후 그를 해임 조치했다.

잇따른 국민체육진흥공단 임직원들의 비위 행위는 구조적 문제에서 비롯된 것으로 드러났다. 공단에는 직원 보직 순환에 대한 별도의 내부지침이 없어 특정 보직을 오래 담당한 직원과 용역업체 사이에 유착 고리가 형성되는 경우가 잦았다. 실제 조씨와 지난해 구속된 홍보실장 김씨도 각각 정보화기획팀과 홍보실에서 4년 동안 일하며 관련업체들과 친밀한 관계를 쌓아온 것으로 조사됐다. 공단 관계자는 “지난해 12월 3년마다 보직을 순환하는 내부지침을 신설하는 등 임직원 비리 예방을 위한 대책 마련을 서두르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 송파경찰서는 11일 뇌물수수, 업무상 횡령 등 혐의로 조씨를 구속하고, 조씨에게 뇌물을 건네고 횡령을 도운 혐의(뇌물공여 등)로 IT업체 대표 13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박주희기자 jxp938@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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