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 30일 덕수궁·박물관 등 20곳서
밤 10시까지 중구역사체험 야간 축제
외부 공개 없었던 미대사관저도 개방
“정동(貞洞)의 밤으로 초대합니다.”
서울 중구 정동에서 처음으로 야간 축제가 열린다. 축제 기간에는 덕수궁옆 주한미국대사관저도 일부 개방된다.
서울 중구는 29일부터 이틀 동안 정동 일대에서 ‘봄밤에 떠나는 4가지 테마여행, 정동 야행축제’를 개최한다고 11일 밝혔다. 29일은 오후 6시부터, 30일은 오후 2시부터 진행된다.
축제 기간 정동 일대의 덕수궁과 성공회서울대성당, 시립미술관, 배재학당역사박물관, 경찰박물관, 서울역사박물관, 농업박물관 등 20곳의 기관들이 밤 늦게까지 문을 연다. 특히 그 동안 외부에 개방되지 않았던 주한미국대사관저도 축제 기간 동안 정원 등 일부를 개방한다.
축제는 ‘중구의 역사를 보다’와 ‘정동의 밤을 거닐다’라는 주제로 야사(夜史), 야설(夜說), 야로(夜路), 야화(夜花) 등 4개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야사는 조선시대 시장과 관청들이 몰려있었던 중구의 역사를 다양한 체험으로 알아보는 프로그램이다. 정동 길 곳곳에 중구의 각 동네를 형상화한 체험 마당이 마련된다. 한양에 약을 공급하는 동네라 약현이라고도 불렸던 ‘중림동’을 본따 야광물질을 묻힌 한지 종이에 여러 한약재를 포장한 야광 한약향첩을 만들어볼 수 있다. 무기 제조 등을 관장한 군기시(軍器寺)가 있던 ‘무교동’의 의미를 살려 무기를 제조할 때 문자나 숫자를 새기는 타각 기법을 이용한 대장간 체험과 함께 나무를 이용해 칼도 만들어본다.
야설은 밤에 펼쳐지는 공연 프로그램으로, 덕수궁 돌담길에서 마당극이, 상설무대와 돌담길을 따라 곳곳에서 다양한 공연 및 길거리 퍼포먼스가 열린다.
야로는 정동의 아름다운 밤길을 즐기는 프로그램이다. 기존에는 평일 낮에 진행되던 ‘다같이 돌자 정동 한바퀴’를 29일 오후 7시, 30일 오후 1시 30분, 오후 7시 등 3회로 확대해 운영한다. 덕수궁을 시작으로 배재학당역사박물관, 구세군역사박물관, 성공회서울대성당, NH아트홀, 시청별관 정동전망대 등이 종점인 5개 코스의 탐방로를 걸을 수 있다.
야화는 밤에 꽃피우는 정동의 문화시설로, 덕수궁 등 정동에 있는 문화시설 20개가 오후10시까지 개방된다. 시청별관 앞에서는 왕과 왕비복, 궁중복 등 한복을 비치해 직접 입고 사진을 찍을 수 있는 포토존이 설치된다. 구세군역사박물관에서는 구세군 브라스밴드의 공연이, 정동제일교회와 성공회 서울대성당에서는 파이프오르간 연주관 등 시설별로 다양한 부대 행사도 준비됐다. 중구청은 시청별관 정동전망대에서 즐기는 덕수궁 야경만큼은 절대 놓치지 말라고 권했다.
최창식 구청장은 “외국인 관광객의 73%가 중구를 다녀가는 만큼 관광 콘텐츠를 다양화하는 것에 중구가 나서야 한다는 생각으로 이번 행사를 기획하게 됐다”면서 “정동 야행축제를 중구의 대표축제로 삼아 많은 관광객들이 정동을 찾을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손효숙기자 sh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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