균형외교 의식… 시진핑 방미 고려
"中 열병식과 비교 피한 것" 주장도
중국 관영 CCTV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참석한 러시아의 열병식을 생중계하지 않아, 그 배경을 놓고 다양한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시 주석은 9일 모스크바 붉은 광장에서 열린 대조국 전쟁 승리 70주년 기념 열병식을 주빈으로 참관했다. 중국 인민해방군도 외국 의장대 중 가장 먼저 등장, 눈길을 끌었다. 그러나 중국 관영 CCTV는 이를 생중계하지 않았다. 통상 CCTV는 시 주석의 해외 순방 주요 일정을 생중계해왔다. 일부 좌파와 네티즌은 중계되지 않자 불만의 글을 올리기도 했다.
이에 대해 홍콩 명보(明報)는 11일 소식통을 인용 “CCTV가 생중계를 하지 않은 것은 중국공산당 고위층의 결정에 따른 것”이라고 전했다. 이 매체는 “중국이 러시아의 열병식을 2시간이나 생중계할 경우 러시아와 너무 친하다는 인상을 줄 수 있다”며 “이는 미국과 유럽을 불쾌하게 할 수 있고 시 주석이 중시하는 ‘외교의 균형’에도 맞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시 주석이 올 9월 미국을 방문,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정상 회담을 가진다는 점도 감안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일각에선 오는 9월 베이징(北京)에서 열릴 항일 전쟁 승리 70주년 기념 열병식과 비교되는 것을 피한 것이란 주장도 나온다. 9월 중국 열병식 규모는 러시아 열병식보다 작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베이징=박일근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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