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t 장시환
[한국스포츠경제 김주희] '미완의 대기' 장시환(28·kt)이 마침내 자신을 감싸고 있던 유망주 껍질을 깨고 나왔다. 데뷔 9년 만에 진짜 자기 모습을 찾았다.
장시환은 올 시즌 14경기에서 31⅓이닝을 책임지며 2승1패 3세이브 평균자책점 3.16을 기록 중이다. 팀이 올해 7승(27패)을 올린 것을 생각하면, 그가 팀에서 차지하는 존재감이 얼마나 큰 지 알 수 있다. 이제 장시환은 승리를 부르는 투수다.
먼 길을 돌아왔다. 장시환은 2007년 현대 2차 1라운드 2순위로 큰 기대를 모으며 프로에 입단했다. 150km대의 빠른 볼을 뿌리는 유망주에 대한 관심은 계속됐지만 좀처럼 잠재력을 터트리지 못하고 지난해까지 통산 36경기에 출전해 승리없이 6패 1세이브 1홀드 평균자책점 7.15에 그쳤다. 결국 지난 시즌 뒤 특별지명으로 신생팀 kt 유니폼을 입었다.
완전한 터닝포인트가 됐다. 팀은 그를 영입하기 위해 10억을 투자했다. 그가 갖는 책임감부터 달라질 수 밖에 없다. 경기 출장도 이전에 비해 늘었다. 팀에서 그를 믿는 만큼, 더욱 든든한 모습으로 보답하고 있다. 그는 "이젠 마운드에 올라가도 점수를 안 줄 것 같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요즘 정말 잘 던진다. 달라진 게 있나.
"경기에 많이 나가다 보니 자신감이 많이 생겼다. 그게 가장 달라진 것 같다. 예전에 비해 큰 변화를 주진 않았는데 볼도 묵직해진 것은 느낌이다."
-팀을 옮기면서 주축 선수로 활약하고 있다.
"신생팀이다 보니 이제 막 프로에 들어온 어린 선수들도 많고, 뜨는 선수가 많다. 거기서 어떻게 기회를 잡느냐가 관건이었는데 나갈 때마다 자주 감독님과 코칭스태프에 믿음을 줘서 지금 이 자리에 있지 않나 싶다."
-주변 반응도 달라졌을 것 같다.
"완전히 달라졌다. 이상하고, 어색하다.(웃음) 인터뷰가 많아 졌고, 사인해달라는 사람도 많아졌다. 형들도 위기 상황에서 네가 던져야지 이긴다고 말해준다(웃음)."
-그만큼 팀 동료들에게도 신뢰를 주고 있다는 뜻 아닌가.
"요즘엔 나도 올라가면 점수를 안 줄 것 같다.(웃음)"
-마지막에 나와 경기를 끝내는 느낌은 어떤가.
"스릴 있고, 짜릿하다. 왜 마무리 투수가 매력 있는지 알겠다."
-팀 내 투수진 중 김사율과 최대성, 배우열에 이어 최고참이다. 신경써야 할 부분도 많을 것 같다.
"경기할 때도 후배들에게 많이 이야기해주려고 하고, 연습할 때도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해준다. 넥센에 있을 때는 (손)승락이 형이 했던 역할인데 갑자기 내가 하려니까 어색한 부분도 있다. 그래도 솔선수범해야 할 것 같다. 보고 배운다고 하지 않나. 내가 늘어지면 다른 선수들도 같이 늘어질 것 같아서 일부러 더 하려고 한다."
-올 시즌 목표는.
"이렇게 던진 적이 없다. 최대한 많이 던지려고 노력하고 있다. 팀에서 나를 10억을 주고 데리고 왔기 때문에 10억 가치를 해야 한다. 더 잘 해서 많은 승리를 이끄는 게 목표다."
김주희 기자 juhee@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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