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스트 헬스보이를 시작하게 된 이유는 수영이의 건강 문제가 가장 컸다. 어느 날 수영이가 심각한 얼굴로 나를 찾아와 자다가 살에 눌려 죽을 뻔 했다는 이야기를 했다. 이미 168kg으로 심각한 초고도 비만 상태였던 수영이는 정상적인 생활이 안 될 정도로 힘들어했다. 그리고 <비타민>이라는 프로그램에서 건강검진을 받았는데 결과가 매우 안 좋게 나왔다는 얘기를 했다. 정말 심각한 상황이었고 이 얘기를 들은 나는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그래서 수영이의 건강도 되찾고 운동의 필요성도 재미있게 그려보자는 취지에서 탄생한 코너가 ‘라스트 헬스보이’다. 이 코너에서 수영이의 최종 목표는 식스팩이 있는 멋진 몸이 아니라 오로지 건강한 몸으로의 변화였다. 코너를 진행하며 중간 중간 병원을 찾아가 건강검진을 받았는데 갈 때마다 다행히 상태가 좋아져 있었다. 12주차에는 간수치도 정상으로 돌아오고 혈당, 중성지방 콜레스테롤 모두 정상 범위 안으로 들어와 있었다. 운동으로 인해 가출했던 건강이 돌아온 것이다. 정말 큰 의미가 있는 일이었고 수영이도 그 어느 때보다 기뻐했던 기억이 난다. 외모가 변해가는 모습에도 신기해하고 즐거워하던 수영이었지만 건강검진 결과를 본 수영이는 단순히 거울을 보며 즐거워하던 모습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기뻐했다. 자다가 갑자기 죽을 수도 있다는 공포에서도 벗어날 수 있게 되었다. 수영이가 라스트 헬스보이 시작 전에 나를 찾아와 “선배님, 저는 우리나라에서 뚱뚱한 할아버지를 거의 본 적이 없어요.” 라고 말했다. 수영이는 이 코너를 통해 단순히 살만 뺀 것이 아니라 건강을 되찾고 수명도 아마 10년 이상은 늘었을 것이다.
이 얘기를 하는 이유는 운동의 목적은 ‘건강’ 이 1순위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서다. 건강해지려고 운동하는 것이지 건강을 해치려고 운동하는 것은 아니다. 물론 누군가에게 잘 보이려고 또는 자기 만족감에 운동할 수도 있다. 하지만 욕심이 과해져서 건강을 해칠 정도로 운동해서는 안 된다. 예를 들어 완벽한 식스팩과 몸을 만들기 위해 하루 3시간 이상씩 운동하고, 제대로 먹지도 않으면서 몇 달을 지낸다면 식스팩은 얻을 수 있을지언정 건강 상태는 안 좋아질 수도 있다.
인생 살면서 한 번쯤은 자신이 만들 수 있는 최고의 몸에 도전해 보는 것은 의미가 있는 일이다. 하지만 이 상태를 365일 유지하려고 한다면 몸에 무리가 갈 수도 있다. 더구나 우리는 보디빌딩 선수도 피트니스 모델도 아니지 않는가? 그 사람들은 오랜 운동경험과 많은 지식이 있고 자신의 몸을 알고 제대로 컨트롤 할 수 있는 능력이 갖춰진 사람들이다. 그런 경험과 지식이 없는 상태로 무턱대고 무리하다가는 건강에 이상이 오기 십상이다.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우리는 건강해지려고 운동을 하는 것이다. 만약 완벽한 식스팩을 가졌지만 얼굴에는 다크서클이 드리워져 있는, 기력 없는 사람과 식스팩은 없지만 적당한 체중에 건강한 몸 거기에 얼굴에 생기가 넘치는 사람이 있다면 어느 쪽을 선택할 것인가? 나도 한때 내가 만들 수 있는 최고의 식스팩을 가진 적이 있다. 근데 돌이켜 보면 그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서 먹고 싶은 것도 못 먹고 모든 것을 절제하느라 참 힘들었던 기억이 난다. 몸에 기력도 없고 신경도 날카로워져 별 것도 아닌 일에 화를 내는 경우가 많았다. 어느 순간 ‘내가 뭘 위해서 이러는 거지?’ 하는 생각이 들었고 그 때부터 적당히 먹어가며 운동하고, 운동하는 시간도 좀 줄여봤다. 그랬더니 식스팩은 좀 흐릿해졌지만 생활하는 데 활기가 넘치기 시작했다. 그 이후로도 이 상태를 잘 유지하고 있다.
운동은 잘만 하면 우리에게 많은 것들을 가져다준다. 건강뿐만 아니라 보기 좋은 몸, 더 나아가 좀 더 활기찬 생활도 누릴 수 있다. 자, 내일부터는 운동 좀 해야겠다고? 아니, 결심했다면 오늘부터 해보는 건 어떨까?
개그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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