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대통령 오바마 입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5월 둘째 주 일요일인 10일 ‘마더스 데이’(Mother’s Day)를 앞두고 3명의 어머니에게 깜짝 감사전화를 했다고 백악관이 밝혔다.
지난 수년간 자신에게 편지를 띄워 삶의 고충을 토로했던 이들에게 특별한 날을 맞아 격려 전화를 걸어 노고를 위로한 것. 3명의 어머니는 전화기 너머의 목소리 주인공이 오바마 대통령이라는 사실을 처음에는 믿지 못하고 어리둥절해했다고 한다.
오바마 대통령은 3명 중 한명에게 1995년 작고한 자신의 모친을 언급하면서 “아이들을 올바르게 키우는 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 잘 안다”며 “나도 어머니가 없었다면 이 자리에 있지 못했을 것이다. 당신들은 가장 중요한 일을 했다”고 말했다.
미네소타 주 쿤래피즈라는 지역에서 웨이트리스로 일하는 스테파니 타르는 오바마 대통령의 전화를 받고 믿을 수가 없었다. 그러자 오바마 대통령은 “내가 대통령이 맞다. 아무 거나 물어보시라”고 했다고 한다.
슬하에 두 아들을 둔 타르는 과거 오바마 대통령에게 편지를 써 최저임금을 올려줄 것 등을 건의했는데 그 덕분에 대통령의 전화를 받을 수 있었다.
오바마 대통령의 감사전화를 받은 두 번째 주인공은 애리조나 투선이라는 지역에서 교화공무원으로 일하는 다운 밀러도 역시 대통령에게 편지를 썼던 여성이다.
그는 편지에서 방울뱀에 물린 자신의 22세 아들이 오바마케어 덕분에 보험치료를 받을 수 있었다는 사연을 썼다. 오바마 대통령은 전화에서 “마더스데이에 편지를 써준 어머니들에게 ‘위대한 어머니’가 돼줘 고맙다고 인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마지막 어머니는 플로리다 주 올먼드비치에 사는 패트리샤 처치라는 싱글맘으로 세 아들을 키웠고 그 중 한 명이 해병대원이 됐다. 그는 편지에서 싱글맘의 어려움을 토로했다고 한다. 오바마 대통령은 전화에서 “세 아이를 키우기 위해 한 모든 일이 자랑스럽다. 아이들은 모두 잘될 것”이라고 격려했다.
한편, 민주당 유력 대선주자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이날 유튜브에 올린 영상메시지에서 “미국이 자녀를 둔 노동자들을 위한 유급휴가를 보장하지 않는 유일한 선진국이라는 사실이 충격적”이라며 ‘가족유급휴가’ 보장을 촉구했다.
클린턴 전 장관의 이러한 주장은 첫 여성대통령이 되려는 입장에서 여성 표심을 겨냥한 유세전략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유명 신경외과 의사 출신의 보수 논객으로 내년 대권도전을 선언한 벤 카슨도 이날 폭스뉴스에 나와 볼티모어 폭동 시 시위대에서 아들을 발견하고 ‘사랑의 매’를 들어 순식간에 ‘영웅’이 된 토야 그레이엄을 언급했다.
그는 자신의 모친이 “내 인생에서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사람”이라며 “우리가 하기 싫은 일도 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또 “토야 그레이엄이 나에게 어머니를 떠오르게 한다”고 덧붙였다.
카슨은 싱글맘 슬하에서 자라 명문 예일대학을 졸업한 뒤 미시간 의대를 거쳐 볼티모어의 존스홉킨스 병원에서 최연소 소아신경과장이 됐다. 이 자리에 간 최초의 흑인이기도 하다.
워싱턴=조철환 특파원 ch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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