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원탁회의 카드 등 모색 불구
계파 수장들은 침묵으로 일관
동교동계 중심 文사퇴론 다시 고개
4ㆍ29 재보궐선거 패배에 따른 새정치민주연합의 내홍이 점입가경이다. 사퇴의사를 밝힌 주승용 최고위원은 지역구인 여수로 내려가 ‘칩거모드’로 들어갔고 주 최고위원을 공박한 정청래 최고위원도 사과를 하지 못하겠다고 버티면서 문재인 대표는 사후수습에 진땀을 흘리고 있다. 호남민심이 비등점을 향해 치달으면서 계파갈등도 폭발 직전인 양상이다.
문 대표는 사태를 수습하기 위해 주 최고위원과 접촉을 시도하고 있지만 주 최고위원은 여수에 칩거하면서 문 대표 측의 연락을 일절 받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주 최고위원은 11일 최고위원회의에도 참석하지 않을 예정이다. 반면 정 최고위원은 자신의 발언을 비판하는 박주선 의원을 향해 “구태 구악 세력과는 정면으로 맞서 싸울 것”이라고 공격해 주 최고위원에게 사과할 의사가 없음을 다시 한번 우회적으로 표현했다.
두 최고위원의 감정싸움이 정점으로 치닫는 가운데 동교동계를 중심으로 지도부 사퇴론이 다시 거론되면서 문 대표는 사면초가인 상황이다. 박지원 전 원내대표는 “아무런 일도 없었던 것처럼 지나가면 안 된다. 책임질 것은 져야 한다”며 사실상 사퇴요구를 하고 나선 터다. 권노갑 상임고문도 8일 박 전 원내대표와 회동에서 비슷한 취지의 말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동교동계의 한 인사는 “박 전 대표의 말은 동교동계가 뜻을 모은 결과”라고 전했다.
사정이 이런데도 김한길 전 대표를 비롯한 계파 수장들은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당 안팎에서는 김 전 대표가 주 최고위원과 각별한 사이인 점을 주목해 문 대표가 김 전 대표에게 협조를 요청할 수 있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김 전 대표는 여전히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이어서 사태의 장기화 우려가 적지 않다.
문 대표가 수습을 위해 각 계파수장들이 참여하는 원탁회의 카드를 꺼낼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만 이 또한 전망이 밝지는 않다. 문 대표는 각 계파의 수장들에게 연락을 취하고 있지만 비노 진영은 대체로 부정적 태도로 일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문 대표가 4월 2일 한 차례 원탁회의를 소집했지만, 김한길 전 대표와 박지원 전 원내대표 등이 불참해 의미가 퇴색된 바 있다. 안철수 전 대표도 지난번 원탁회의 때도 부정적 입장이었듯, 이번에도 부정적인 기류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당 안팎에서는 비노계로 분류되는 이종걸 신임 원내대표의 중재 역할에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전혼잎기자 hoi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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