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칩거하고 버티고… 새정치 계파갈등 점입가경

입력
2015.05.11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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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원탁회의 카드 등 모색 불구

계파 수장들은 침묵으로 일관

동교동계 중심 文사퇴론 다시 고개

사퇴 의사를 밝힌 주승용 최고위원(왼쪽)
사퇴 의사를 밝힌 주승용 최고위원(왼쪽)

정청래 최고위원(맨 오른쪽)
정청래 최고위원(맨 오른쪽)

4ㆍ29 재보궐선거 패배에 따른 새정치민주연합의 내홍이 점입가경이다. 사퇴의사를 밝힌 주승용 최고위원은 지역구인 여수로 내려가 ‘칩거모드’로 들어갔고 주 최고위원을 공박한 정청래 최고위원도 사과를 하지 못하겠다고 버티면서 문재인 대표는 사후수습에 진땀을 흘리고 있다. 호남민심이 비등점을 향해 치달으면서 계파갈등도 폭발 직전인 양상이다.

문 대표는 사태를 수습하기 위해 주 최고위원과 접촉을 시도하고 있지만 주 최고위원은 여수에 칩거하면서 문 대표 측의 연락을 일절 받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주 최고위원은 11일 최고위원회의에도 참석하지 않을 예정이다. 반면 정 최고위원은 자신의 발언을 비판하는 박주선 의원을 향해 “구태 구악 세력과는 정면으로 맞서 싸울 것”이라고 공격해 주 최고위원에게 사과할 의사가 없음을 다시 한번 우회적으로 표현했다.

두 최고위원의 감정싸움이 정점으로 치닫는 가운데 동교동계를 중심으로 지도부 사퇴론이 다시 거론되면서 문 대표는 사면초가인 상황이다. 박지원 전 원내대표는 “아무런 일도 없었던 것처럼 지나가면 안 된다. 책임질 것은 져야 한다”며 사실상 사퇴요구를 하고 나선 터다. 권노갑 상임고문도 8일 박 전 원내대표와 회동에서 비슷한 취지의 말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동교동계의 한 인사는 “박 전 대표의 말은 동교동계가 뜻을 모은 결과”라고 전했다.

사정이 이런데도 김한길 전 대표를 비롯한 계파 수장들은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당 안팎에서는 김 전 대표가 주 최고위원과 각별한 사이인 점을 주목해 문 대표가 김 전 대표에게 협조를 요청할 수 있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김 전 대표는 여전히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이어서 사태의 장기화 우려가 적지 않다.

문 대표가 수습을 위해 각 계파수장들이 참여하는 원탁회의 카드를 꺼낼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만 이 또한 전망이 밝지는 않다. 문 대표는 각 계파의 수장들에게 연락을 취하고 있지만 비노 진영은 대체로 부정적 태도로 일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문 대표가 4월 2일 한 차례 원탁회의를 소집했지만, 김한길 전 대표와 박지원 전 원내대표 등이 불참해 의미가 퇴색된 바 있다. 안철수 전 대표도 지난번 원탁회의 때도 부정적 입장이었듯, 이번에도 부정적인 기류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당 안팎에서는 비노계로 분류되는 이종걸 신임 원내대표의 중재 역할에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전혼잎기자 hoi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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