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메리칸 멀티-시네마(American Multi-CinemaㆍAMC)는 미국 내 2위, 전 세계적으로 3위인 극장 운용업체이다. 미국 내 극장시장에서 스크린 기준으로 13%, 수익 기준으로 18%의 시장점유율을 가진 AMC는 뉴욕과 LA, 시카고 등 대도시 시장에서 강력한 시장점유율을 보유하고 있다.
AMC는 1920년에 설립된 이후 영화관 운영이라는 사업의 개념을 바꾼 각종 의 혁신을 주도해온 기업이다. 이 회사가 만들어낸 대표적인 혁신사례가 바로 1995년에 시작한 메가 플렉스이다. 메가 플렉스란 전통적인 영화관과는 달리 단일 대형건물에 다수의 영화관과 부대시설을 갖추고 영업을 하는 복합상영관을 의미한다.
메가 플렉스는 단순히 영화를 보여주고 티켓 수입을 거둬들이는 그런 사업모델이 아니다. 고객들은 뛰어난 사운드 효과와 편안한 환경을 즐기며 원하는 영화를 마음껏 관람하고, 이 과정에서 기업은 다양한 수입원과 충성고객을 확보하는 모델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메가 플렉스의 사업모델에선 단순한 고객의 수는 큰 의미가 없을 수 있다. 대신 고객당 얼마의 돈을 쓰는가가 더 중요한 지표로 작용한다.
최근 영화관업계가 직면한 주요 경쟁자들은 전통적인 동료 영화관들이 아니다. 오히려 다양한 형태의 홈시어터, DVR, 유튜브 등이야말로 영화관 자체의 생존을 위협하는 핵심 경쟁자들이다. 단순히 ‘영화를 보여주는’서비스로는 AMC와 같은 전통 영화관이 이들 경쟁자가 제공하는 편의성과 저렴한 가격 경쟁력을 극복할 방법이 없다. 결국 가전제품이나 PC로는 절대 구현할 수 없는 오디오 효과와 쾌적한 관람환경, 다양한 사교 장소의 제공, 그리고 음식료 판매를 통한 부가가치의 제고 등이 영화관 업계가 살아남을 수 있는 유일한 돌파구이다.
AMC는 ‘고객의 수를 버리고 고객의 질을 높이는 전략’을 채택한다. 극장당 좌석의 수를 3분의 2로 줄이기로 한 것이다. 영화 한 편당 관람고객 수는 줄어들었지만, 고객은 넓은 의자와 쾌적한 관람환경에서 영화를 볼 수 있다. 이는 매우 중요한 경쟁적 우위를 제공한다.
지금까진 고객의 수를 버리고 고객의 질을 선택한 AMC의 전략이 어느 정도 효과를 나타내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극심한 경쟁환경과 새로운 영화관람 방법의 출현에도 2012~2015년까지 AMC의 매출은 연평균 3%, 영업이익은 15% 이상 성장했기 때문이다.
김도현 삼성증권 주식전략팀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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