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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슬두'를 이끄는 맏형 홍성흔의 희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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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슬두'를 이끄는 맏형 홍성흔의 희생

입력
2015.05.11 0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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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성흔(두산 제공)

[한국스포츠경제 함태수] 두산은 시즌 초반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지만 늘 불안하다. 경험 많고 구위 좋은 불펜 에이스가 없는 탓에 경기 후반 아슬아슬 한 장면이 자주 나온다. 특히 지난주는 아주 큰 위기였다. 선발 장원준이 왼 팔꿈치 통증으로 빠졌고 셋업맨 김강률마저 아킬레스건 수술로 시즌 아웃됐기 때문이다. 그래서 전문가들은 홈에서 LG, 한화를 연거푸 만나는 두산이 자칫 연패에 빠질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잠실 곰'은 잇따라 위닝시리즈를 챙기며 4승2패라는 기대 이상의 성과를 남겼다. 76년 생 최고참 홍성흔(39ㆍ두산)이 희생정신을 발휘한 결과다. 홍성흔은 지난주 6경기에서 타율 3할8푼9리(18타수 7안타)에 4타점, 장타율 4할4푼4리, 출루율 5할4푼2리로 맹타를 휘둘렀다. 이 기간 타율은 팀 내 1위이며 출루율도 가장 높다. 여기에다 결정적인 상황마다 '팀 퍼스트'를 외치며 승리에 혁혁한 공을 세웠다.

두산은 LG와의 '어린이날 시리즈'에서 먼저 2승을 따냈지만 7일(목요일) 경기에서 마무리 윤명준에게 52개의 공을 던지게 하고도 4-6으로 패했다. 이어 8일 한화와의 주말 첫 경기에서도 혈투 끝에 6-10으로 무릎을 꿇어 더그아웃 분위기가 얼어 붙었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투타 전반에 걸쳐 더 집중력 있는 경기를 할 수 있도록 재정비하겠다"고 했지만 연패가 길어질 것 같은 분위기를 느낀 건 선수단과 팬들 모두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홍성흔이 나섰다. 홍성흔은 9일 2-3으로 뒤지던 9회말 2사 1루에서 귀중한 볼넷을 얻어 상대 배터리를 압박했다. 볼카운트 3볼-1스트라이크에서 상대 마무리 권혁의 직구를 밀어쳐 파울 홈런을 때린 그는 곧이어 날아온 몸쪽 슬라이더 역시 날카롭게 휘둘러 3루 쪽으로 강한 파울 타구를 만들었다. 속된 말로, 상대 투수가 던질만한 공이 없게 된 상황이었다. 권혁이 마지막 공으로 던진 몸쪽 직구도 안 맞으려다 보니 너무 낮아 원바운드에 가까웠다.

이후 두산은 후속 타자 김재환의 우전 적시타, 한화 우익수 김경언의 송구 실책이 겹치며 극적인 역전극을 완성했다. 1루에 있다가 김재환의 안타 때 3루까지 내달린 홍성흔은 중계 플레이가 어긋나는 것을 보자 홈까지 쇄도해 결승 득점의 주인공이 됐다.

그의 활약은 다음날에도 계속됐다. 10일 경기 후 생애 첫 완봉승을 기록한 유희관이 스포트라이트를 받았지만 6-0 승리의 징검다리를 놓은 건 맏형이었다. 홍성흔은 0-0이던 2회말 무사 1ㆍ2루에서 상대 선발 탈보트가 던진 초구에 희생 번트를 대며 주자를 한 베이스씩 보냈다. 최근 타격감이 나쁜 편도 아니고, 벤치에서 번트 사인이 나온 것도 아니었지만 '더 잘 치고 있는' 김재환을 위해 자신의 타석을 희생한 것이다. 이후 탈보트는 폭투로 1실점했고, 김재환에게 좌익수 희생 플라이를 내주고 2실점째를 했다. 유희관도 일찌감치 선취점이 나오며 편하게 던질 수 있었다.

김태형 감독도 경기 후 "홍성흔이 스스로 번트로 희생하면서 팀 분위기가 살아나 승리할 수 있었다"고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함태수 기자 hts7@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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