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분명한 자금 1억원 넘게 입금
조만간 기소… 이완구 금주 소환
성완종(64ㆍ사망) 전 경남기업 회장에게서 2011년 6월 한나라당 대표 경선과정에서 1억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는 홍준표(61) 경남지사가 검찰 조사에서 경선자금 출처를 제대로 밝히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조만간 홍 지사를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기소하는 한편, 이완구 전 총리를 소환 조사할 예정이다. *관련기사 2면
성완종 리스트 특별수사팀(팀장 문무일 대전지검장)은 10일 “홍 지사가 (지난 8일 조사에서) 한나라당 대표 경선자금과 관련된 부분을 소명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당시 경선캠프 회계책임자인 나경범 경남도청 서울본부장이 관리한 경선자금 계좌에 수 차례 1억이 넘는 돈이 입금됐으나 출처가 불명확하고, 후원금 계좌 내역과도 일치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후원금 계좌에서 정상적으로 넘어간 자금 외에 출처가 불분명한 자금이 경선에 쓰였을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현행 법규상 경선자금 계좌는 후원회 계좌와 별도로 관리해야 한다. 아울러 홍 지사는 후원회 기부금 1,460만원과 본인의 자산 9,718만원으로 경선을 치렀다고 중앙선관위에 신고했으나, 이 자금의 구체적 출처도 해명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이 경선자금을 조사해 1억원 수수의 정황을 압박하자, 홍 지사 측은 이날 추가 소명자료를 제출하고 “적법한 돈으로 경선을 치른 사실이 입증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검찰은 1억원 전달자인 윤승모 전 경남기업 부사장의 진술에 대해 “윤씨는 일관되고 상세히 진술했다”고 밝혔다. 윤씨는 돈 전달 장소를 홍 지사의 국회 의원회관 707호실로 특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당시 홍 지사가 국회에 체류한 사실을 보여주는 사진도 확보했다.
홍 지사가 검찰 조사를 마치고 “가장 중요한 돈이 전달됐다는 시기와 장소는 검찰이 묻지도 않았다”는 취지로 주장한 데 대해 검찰은 “홍 지사가 (당대표 경선 즈음) 윤씨를 만난 적이 없다고 부인하는 상황에서 먼저 알려줄 이유가 없었다”고 반박했다. 홍 지사는 검찰에서 윤씨를 2010년에 자주 만났지만 2011년에는 11월이 돼서야 만났다고 진술했다. 검찰은 조만간 홍 지사를 기소할 방침이며, 구속영장 청구 여부는 더 검토하기로 했다.
검찰은 이번 주 내 이완구 전 총리에 대한 소환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소환에 앞서 검찰은 이날 2013년 4월 재보궐 선거 당시 성 전 회장이 부여 선거사무소로 이 전 총리를 찾아가 3,000만원을 전달한 과정에 관여한 것으로 알려진 경남기업 관계자 2,3명을 불러 조사했다.
조원일기자 callme11@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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