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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노동당 미래, 친기업 중도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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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노동당 미래, 친기업 중도에 있다"

입력
2015.05.10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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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레어 전 총리, 총선 패배 조언

"약자에 대한 보살핌뿐 아니라

기업가들 야망도 함께 챙겨줘야"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가 이번 총선에서 참패한 노동당의 미래는 ‘친기업 중도 노선’에서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블레어 전 총리는 노동당이 에드 밀리밴드 당수가 폐기한 자신의 과거 신(新)노동당 노선을 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블레어 전 총리는 9일 가디언 기고에서 “쓰디 쓴 패배에서도 교훈을 얻을 수는 있다”며 “노동당의 새 지도자 선출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당의 노선을 설정하는 게 급선무”라고 밝혔다. 밀리밴드 당수는 총선 참패의 책임을 지고 전날 사임했다.

블레어 전 총리는 기고에서 “우리가 정상으로 가는 길은 중도에 있다”며 “노동당은 약자들을 대변할뿐 아니라 기업가들의 야망과 포부를 껴안는 당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서민들은 자신들의 근면성실함에 자족하기를 원하지 않는다”며 “이들은 자신의 근면성실함과 노력으로 형편이 더 나아지고 무언가를 성취하기를 바란다”고 설명했다. 또 “우리는 기업에서 일하는 노동자만큼이나 기업을 운영하는 기업가들에게도 어필해야 한다”며 “유권자들에게 경제를 잘, 효과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는 확신을 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노동당이 재계를 소외시킨데다 서민들의 성공하고 싶은 욕망을 당의 비전에 제대로 반영하지 못해 총선 참패의 원인이 됐다는 것이다.

블레어 전 총리는 1997년 총선에서 국유화, 소득불평등 해소 같은 전통적 좌파의 공약을 과감히 버리고 우파의 가치관을 포용하는 이른바 ‘제3의 길’을 내세워 승리함으로써 18년 간의 보수당 장기 집권에 종지부를 찍었다. 그는 총선에서 세 차례 승리하며 노동당의 전성기를 이끌었다.

블레어 전 총리는 이어 노동당이 공공서비스 개혁에 나서는 등 “진보와 보수 정치의 의제를 나누지 않아야 이전의 영향력을 되찾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다만 자신이 재임 기간(1997∼2007년) 소득불평등 문제에 대해 충분히 주의를 쏟지 못했으며, 밀리밴드가 불평등 문제를 전면에 들고 나온 것은 필요했다고 인정했다.

유력한 차기 당수 후보 중 한 명으로 노동당 그림자 내각의 산업장관인 추카 우문나 의원도 이날 가디언 기고에서 친기업 중도 노선을 지지했다.

우문나 의원은 노동당이 ‘무책임한’ 자본주의를 시정하자고 문제제기를 한 것은 매우 옳은 일이지만 “부를 창출하고 올바른 일을 행하는 사람들을 너무 소홀히 대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또 “우리는 우리가 잘 사는 사람들의 편이 아니라는 인상이 퍼지도록 놔뒀다”고 주장했다. 특히 노동당이 유권자의 3분의 1을 간신히 넘어서는 계층에 대해서만 좁게 초점을 맞췄다며 앞으로 저소득층과 고소득층을 모두 아우르는 ‘빅텐트’식 접근법을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우문나 의원 외에도 이베트 쿠퍼, 앤디 버넘, 트리스트람 헌트, 리즈 켄들 등이 차기 당수 자리에 출사표를 던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노동당 의원들은 11일 총선 이후 첫 회의를 열고 새로운 지도부와 노선을 논의한다.

송옥진기자 cli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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