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선 8강전 제3국
백 강동윤 9단 흑 이동훈 3단
장면 6 강동윤은 돌과 돌이 복잡하게 얽혀서 치열하게 몸싸움을 벌이는 걸 즐기는 데 반해 이동훈은 가능한 한 복잡한 전투를 피해 차분하게 집의 균형을 맞춰 나가다가 종반 끝내기 단계에서 집중력을 발휘한다. 이 바둑은 초반에 상변에서 한바탕 전투가 벌어지는 듯했지만 어느 틈에 잔잔한 집바둑의 양상으로 변했다. 지금 상태에서 섣불리 유불리를 논하기는 아직 이르지만 일단 이동훈이 좋아하는 스타일로 바둑이 진행되고 있다는 점은 확실하다.
이동훈이 1, 3을 선수한 다음 5로 좌중앙의 경계선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참고1도 1, 3을 당하면 좌변이 부서지므로 강동윤이 6으로 지켰지만 7의 껴붙임이 따끔하다. 참고2도 1로 이으면 2, 4 때 응수가 곤란하므로 8로 연결했지만 계속해서 9가 좋은 수다.
백이 다시 A로 잇는 건 너무 굴욕적이므로 강동윤이 10으로 반발했지만 이동훈이 11, 13으로 멀리서 공세를 취하면서 중앙을 지워나간 게 고수의 수법이다. 백으로 하여금 결국 A로 공배자리를 이어가게 하겠다는 뜻이다. 하지만 강동윤이 “그렇게는 못하겠다.”며 16으로 한 칸 뛰어 유사시 오른쪽 아군과 연결을 꾀하면서 호시탐탐 B의 역습을 노렸다.
박영철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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