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한국스포츠경제 김지섭] 명품 투수전의 대미를 장식한 SK 오른손 투수 문광은(28). 그는 8일 인천 삼성전에서 9회 팀이 3-0으로 앞선 2사 2루에서 삼성 박석민을 만나 14구까지 가는 접전 끝에 우익수 뜬 공으로 처리하고 데뷔 첫 세이브를 올렸다.
세이브의 감격은 물론이지만 박석민과의 승부는 깊은 여운이 남았다. 변화구 제구에 애를 먹으면서 문광은은 풀카운트에서 직구만 뿌려댔다. 박석민은 문광은의 직구를 7개 연속 파울로 만들었다. 한번쯤 변화구로 타이밍을 뺏을 법 했지만 문광은의 승부구는 끝까지 직구였다. 결국 박석민은 14구째 우익수 플라이로 물러났다. 그의 두둑한 배포가 빛난 순간이었다.
문광은은 9일 전날 경기 상황을 돌아보며 "그 때는 직구 밖에 없었다"고 털어놨다. 이어 "김용희 감독님이 '되는 공'으로 승부하라고 (포수) 이재원에게 전달을 했고 그 상황에서 잘 되는 공은 직구뿐이었다"고 덧붙였다.
문광은의 직구는 시속 140~145㎞에 형성됐지만 볼 끝에 힘이 있었다. 삼진으로 물러난 삼성 최형우도 "타이밍이 완전 밀리는 것을 못 봤나"라며 인정했다. 김진욱 스카이스포츠 해설위원 역시 "직구로 승부를 잘 했다"고 칭찬했다.
고비를 이겨낸 문광은을 보며 김용희 SK 감독은 "삼성 중심 타선을 상대로 고전을 했지만 이런 상황을 극복함으로써 더 큰 선수로 성장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문광은은 "어렵게 첫 세이브를 한 만큼 축하도 많이 받았다"고 웃었다.
인천=김지섭 기자 onion@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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