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유서는 발견 안돼
어버이날인 8일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단원고 학생의 아버지가 자택에서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경기 안산시 단원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낮 12시 40분쯤 단원고 세월호 희생학생의 아버지인 권모(58ㆍ무직)씨가 안산시 단원구 대부북동 자신의 집 부엌에서 목을 매 숨져있는 것을 동생(56)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 조사 결과 숨진 권씨는 10년 전 부인과 이혼 후 혼자 살고 있었으며, 아들은 어머니와 함께 지내다 지난해 4월 세월호 참사로 목숨을 잃었다. 동생 권씨는 경찰 조사에서 “오늘이 형의 생일이라 식사를 함께 하기 위해 전화를 했는데 계속 받지 않아 집으로 찾아가 보니 숨져 있었다”고 진술했다.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권씨 유족으로부터 권씨가 숨진 아들의 여행자보험금을 놓고 전처와 갈등을 빚었다는 진술을 받았다”며 “숨진 아들과 자주 왕래하던 사이는 아닌 것으로 조사됐다”고 말했다. 권씨는 유족 대책위원회 활동에는 참여하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권씨의 시신을 처음 발견한 동생을 비롯해 전처와 딸 등 유족을 상대로 정확한 사망 경위를 수사할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아직 타살 혐의점 등은 발견되지 않았다”면서도 “관련자 조사 후 필요하면 부검을 실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숨진 권씨의 시신은 경기 시흥시 정왕동 시화병원 장례식장으로 옮겨졌다.
4ㆍ16 세월호 가족협의회의 한 유족은 “숨진 학생의 어머니는 활동을 통해 잘 알지만, 아버지는 잘 모르겠다”며 “어버이날 이런 일이 일어나 안타깝다”고 말했다. 또 다른 유족은 “1주기가 지난 다음에 힘들어하는 학부모들이 생겨나고 있다”며 “이런 일이 생겨서는 안 되는데 뭐라 할말이 없다”고 말했다.
이태무기자 abcdefg@hk.co.kr
안아람기자 onesho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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