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중 음악팬들이 5년 전보다 댄스음악은 덜 듣고 힙합은 더 많이 듣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이돌 가수들의 인기가 꺾인 반면 힙합 관련 TV 프로그램의 인기가 부쩍 높아지면서 일어난 변화로 여겨진다.
김진우 가온차트 수석연구위원이 2009년과 지난해 연간 디지털 차트를 바탕으로 장르별 점유율을 분석해 8일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댄스음악 점유율은 53%에서 28%로 25% 포인트 감소했고 힙합은 7%에서 18%로 11% 포인트 증가했다. 연간 종합 음원 차트의 상위 100곡 매출에서도 힙합 장르의 점유율은 2009년 7%에서 2014년 15%로 크게 늘었다. 지난해 발라드와 리듬 앤 블루스(R&B) 장르의 점유율은 2009년보다 각각 4% 포인트, 3% 포인트 증가한 36%, 9%였다.
김 연구위원은 댄스음악이 줄어들고 힙합이 늘어난 원인 중 하나로 댄스음악 부문을 주도하는 아이돌 그룹의 최근 부진을 들었다. 2009년 연간 상위 100개의 노래 중 아이돌의 음원이 49개였던 반면 2014년은 25곡으로 크게 줄었다. 김 연구위원은 “최근 차트에서 엠넷의 힙합 서바이벌 프로그램 ‘언프리티 랩스타’의 음원이 차트 상위권에 대거 진입한 것과 맥을 같이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음반 발매 방식도 5년 사이 앨범에서 싱글로 급속도로 변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9년만 해도 전체 음반에서 정규 앨범의 비율은 38%였지만 2014년에는 24%로 급감했다. 반면 23%에 불과했던 싱글은 35%로 늘었다. 네댓 곡 정도가 담기는 미니앨범(EP)의 비중은 2009년 27%에서 2014년 26%로 별 차이가 없었다.
김 연구위원은 “힙합 장르의 대중화는 국내에서만 나타나는 현상이 아니고 세계 음악시장의 다양성 변화 추이와 흐름을 같이하고 있다”며 “정규 앨범이 줄고 싱글이 늘고 있는 건 온라인을 통한 음원 유통 방식이 음악시장에 고착화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분석했다. 고경석기자 kav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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